커피 한 잔을 타들고 방으로 들어오다가 발에 걸린 것도 없이 넘어졌습니다.
방바닥에 찧은 무릎이 아파오는 줄도 모르고 손등에 엎지른 뜨거운 커피 때문에 한바탕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탄 황금 비율의 커피 한 잔이 아까웠고, 연신 욱신거리는 무릎과 벌겋게 달아올라 화끈거리는 손등에 화가 났고, 이해할 수 없게 맥없이 넘어지고 만, 칠칠하지 못한 운신에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그 짜증 뒤에 뭔가 떠올라 끄적거리기 시작한 소설이 ‘선의 취향’입니다. 그 ‘뭔가’가 정확히 뭐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을 알고 싶어 썼던 소설인데 말입니다. 그냥,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시시각각 왜곡되고 변질되는 진심의 역설적 본질을 찾아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쓸데없이 거창한 구실을 내세워봅니다.
구실만 거창했을 뿐 알맹이는 제대로 채우지 못해 아쉬웠던 작품에 후한 점수를 주신 경남신문과 심사위원님께 감사하다는 인사 올립니다.
△1972년 서울 출생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월간지 기자를 거쳐 콘텐츠 기획자로 활동 중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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