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나눔 프로젝트 (21) 비좁은 집에서 홀어머니와 삼남매 생활하는 현신이네
고3 현신이의 공부 공간, 조그만 밥상 1개뿐아버지 긴 투병으로 가세 기울고 어머니는 홀로 일하다 허리 다쳐
- 기사입력 : 2016-02-02 22:00:00
- Tweet
-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현신이(16·가명)의 꿈은 남자 간호사다.
남자 간호사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긴 하지만, 졸업 후 바로 직장을 구할 수 있는 데다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중학교까지만 해도 동물을 좋아해 수의사를 꿈꿨지만 현신이가 꿈을 바꾼 것은 지난 2010년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시고, 혼자서 자신을 포함한 삼남매의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빨리 취업하기 위해서다.
현신이와 어머니가 창원시 사례관리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창원의 외곽지역에 살고 있는 현신이는 등·하교를 위해 시내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한다.
지금은 방학이라서 다행이지만 개학을 하면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는 탓에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대학생인 두 명의 누나 현정(20·여)·현미(18·여)도 학교를 가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서둘러야 한다.
한창 부모와 함께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아버지의 긴 투병과 어머니의 고충에 투정은 잊은 지 오래다.
남편을 먼저 보낸 현신이 어머니(47·여)도 세 남매를 보면서 무너져 내리는 마음을 겨우 붙잡았다. 방 보증금마저 남편의 치료비로 사용해 가세가 많이 기울었고 공장 청소를 하면서 아이들의 생계를 혼자 책임졌다. 하지만 이 마저도 허리를 다치면서 정부보조금에 의지하고 있다.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으로 네 식구가 살아가고 있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을 알고 애쓰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웃음을 잃지 않으려 한다.
현신이 어머니는 “우리 아이들이 구김없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아이들이 모두 바르고 착하다”고 웃었다.
다만 396㎡(12평)되는 집이 좁아 대학 진학을 앞둔 현신이가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게 신경이 쓰인다.
또래 아이들처럼 학원을 보내주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라도 마련해 주고 싶지만 지금의 형편으로는 허황된 소원이라는 생각에 눈시울을 붉힌다. 공부방이 없어도 조그만 밥상을 펴면 된다는 현신의 말은 듬직하면서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현신이는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어머니의 부담을 덜어주는 두 누나를 보며 자신이 이제는 가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는 것에 답답하다.
창원시 사회복지과 서옥희 통합사례관리사는 “현신이네는 기초생활수급으로 공적보호를 받고 있지만 보증금을 마련할 수 없어 좁은 방에서 지내고 있다”면서 “힘들어도 밝게 살아가는 현신이와 가족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글·사진= 김정민 기자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514-07-0203293(사단법인어린이재단) △지난 1월 5일자 상권이네 후원액 316만원(특별후원 BNK 경남은행 300만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 [희망나눔 프로젝트] (38) 화상으로 수술 절실한 정우
- [희망나눔 프로젝트] (37) 아빠와 둘이 사는 12살 연수
- [희망나눔 프로젝트] (36) 아픈 몸으로 아이 넷 혼자 키우는 성우씨
- [희망나눔 프로젝트] (35) 혼자 사는 민서 이야기
- [희망나눔 프로젝트] (34) 통풍 걸린 아빠와 재훈이 형제 이야기
- [희망나눔 프로젝트] (33) 가정폭력에 시달린 한부모가정 현수
- [희망나눔 프로젝트] (32) 어머니·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은 우진씨
- 희망나눔 프로젝트 (31) 심장이식 아버지·베트남 어머니와 사는 현준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30) 노령연금에 의존하는 조손가정
- 희망나눔 프로젝트 (29)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주혁씨
- [희망나눔 프로젝트] (28) 간호사가 꿈인 라희
- [희망나눔 프로젝트] (27) 신생아 때부터 신부전증 앓고 있는 정훈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6) 엄마·아빠가 많이 아픈 정현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5) 김해 사는 장애인 정호씨
- [희망나눔 프로젝트] (24) 김해에서 조부모와 사는 희은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3) 몸 아픈 베트남 출신 엄마와 단둘이 사는 다정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2) 낡은 슬레이트 집에서 여섯가족 살고 있는 상구네
- 희망나눔프로젝트 (20) 컨테이너 박스에서 사는 할머니와 두 손자
- 희망나눔프로젝트 (19) 3살때 화재로 전신화상 입은 대수
- 희망나눔 프로젝트 (18) 아빠가 암으로 시한부 선고받은 민재네
- 희망나눔 프로젝트 (17) 아버지 여의고 어머니·남동생과 사는 지연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16) 아빠 없이 정신장애 있는 엄마와 사는 다영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15) 한부모가정서 두 여동생과 사는 혜영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14) 아픈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수빈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3) 밀린 월세·도시가스비 못내 막막한 '지민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2) 가족력으로 섬유종질환 앓고 있는 민정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1) 자동차정비사 꿈 키우는 현명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0) 쓰러질 듯한 슬레이트 집에 사는 8살 지우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9) 한쪽 눈 안보이는 지영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8) 과학자의 꿈 접으려는 민성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7) 유재석 같은 MC가 꿈인 경모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6) 김해 슬레이트집 사는 재호네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5)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조손가정 영호네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4)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경철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3) 하반신 장애 부자의 아픈 사연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2) 수연·두나 자매의 소원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 13살 준혁이의 꿈
- 김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