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동서남북] 방대한 선거구, 언론 활용도 포기하니…- 정오복(사회2부 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6-04-11 07:00:00
  •   
  • 메인이미지

    언론을 가장 잘 활용한 정치인으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을 꼽는다. 최고 배우 출신도 아닌 그가 대통령에 선출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와 언론과의 관계를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혼 전력을 가진 미국 첫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데는 미국인의 의식변화도 있었겠지만, 언론을 통한 이미지 정치가 뛰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레이건은 각종 선거에서 언론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했으며, 여소야대 정국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 역시 언론 활용법이 능통했기에 가능했다.

    신속성의 SNS 등 정보매체의 다양성으로 비록 전통적인 언론의 역할이 위축됐다고는 하나 기사 고유의 공정성과 신뢰성, 경향성, 기록성 등은 여전히 파급효과가 크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앙 매체들이 수도권이나 비중 있는 정치인을 중심으로 보도하다 보니 소위 지역의 비관심 후보들에겐 기회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선거 막바지까지 접전지역이 많은 이번 총선의 경우는 더 심해 초반 판세가 가려진 선거구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사천·남해·하동선거구가 대표적 경우인데, 치열했던 새누리당 당내 경선과는 달리 정작 본선에서는 급격하게 선거 열기가 식어버린 곳이다. 몇 차례 사전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새누리당 후보의 큰 차이 우세가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3개 시·군을 선거구로 두다 보니 조직과 자금력, 인지도에서 열세인 야당·무소속 후보로선 추격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두 차례 방송토론이 열렸지만, 터닝포인트를 찾지 못하면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추격하는 후보에게는 소중한 기회라 할 수 있는 신문지상 공약점검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후보가 나와 의아케 했다.

    본지는 지난 1일 끝낸 ‘유권자가 묻고 후보자가 답한다’에 이어 ‘공약 따져보고 제대로 투표하자’란 기획으로 도내 선거구별로 후보들의 공약을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무소속 차상돈 후보 측에서는 기한을 연장하면서까지 답변서를 독촉했는데도 “현장이 바빠서…”란 이유로 끝내 제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1차 공약점검 때도 차 후보 측은 답변서 형식이 맞지 않아 수정을 요구했는데도 “(캠프 내) 사람도 부족하고 하니 이해하고, 알아서 맞춰달라”고 했다. 이렇다 보니 무소속 후보 캠프의 인적 부족을 이해하면서도 인식 부족을 책망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와 같이 대중 집회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부족한 인원으로 방대한 지역에선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어려울 텐데 말이다. ‘이번 선거가 마지막’이라며 배수진까지 치고 나선 차 후보의 짧은 보폭이 안타깝기만 하다.

    정오복 (사회2부 부국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정오복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