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김해지역 어린이 등하굣길 ‘아찔아찔’

차량 사이로 보행… 횡단보도엔 신호등 없고 … ‘스쿨존’은 차량들 점령
도로·교통시설 미비·불법주차 얽혀
스쿨존 지정만으론 ‘안전통학’ 한계

  • 기사입력 : 2016-07-04 22:00:00
  •   
  • 김해지역 어린이 통학로 곳곳이 위험에 노출돼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보도가 없어 운행 중이거나 주차된 차량 사이로 요리조리 피해가는 어린이들이 있는가 하면, 횡단보도는 있지만 신호등이 없거나 스쿨존이 ‘주차존’으로 전락한 곳도 수두룩하는 등 어린이들이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
    메인이미지
    4일 오후 1시께 김해시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어린이들이 위험에 노출된 채 하교를 하고 있다.

    ◆보도 없는 초등학교 통학로= 4일 오후 2시께 김해시 전하동 봉황초등학교 통학로. 장맛비가 잠시 멈춘 날씨 속에 하교를 하는 어린이 10여명이 우산을 들고 정문을 빠져나와 도로로 쏟아졌다. 학부모와 학원 교사 등이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어린이들을 차에 태워 학교를 빠져나가고 일부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정문 왼쪽으로 향해 후문 쪽 전하로 176번길을 이용, 빌라 밀집지역으로 향했다. 이 길은 도로폭이 좁아 차 두 대가 겨우 교행할 수 있는 데다 보도가 없어 학생들이 차도 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과속방지턱과 과속카메라 등의 속도저감시설이 없어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차들은 시속 40km 이상의 속도로 주행했다. 길을 지나가던 김모(9)군은 “매일 이렇게 지나다녀서 위험한지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말했다.

    ◆횡단보도 있지만 신호등 없어= 같은 날 낮 12시 30분께 김해시 지내동 활천초등학교 주변 어린이보호구역. 공단밀집지역인 이곳은 주변 공장이 학교를 감싸고 있고 주택가와 학교의 거리가 멀다. 어린이들이 정문을 나와 좌우 사거리로 향했다. 왕복 2차선 도로 사거리에는 횡단보도가 있었지만 신호등이 없었다. 30여분간 이곳을 지켜본 결과 어린이들 다수가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지나가는 차에 놀라 도로 한가운데 멈춰 섰다가 다시 건너기를 반복했다. 또 횡단보도의 끝부분마다 불법주차된 차량이 있어 어린이 시야에서는 지나가는 차가 잘 보이지 않아 아찔한 순간도 많이 일어났다.

    ◆주차존이 된 스쿨존= 같은 날 오전 김해시 진영읍 중앙초등학교와 내동 우암초등학교 일대 스쿨존은 흡사 주차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불법주정차 차량이 많았다. 학교 주변 주택가와 밀집해 있어 인근 골목에 차를 댈 곳이 없는 사람들이 이곳까지 나와 주차하기 때문이다. 2차선 도로 양쪽 모두 불법주정차 차량이 있어 교행이 불가능했다. 한 초등학교 앞은 승합차량들이 줄지어 2차로를 차지하고 있어 어린이들이 탑승하는 과정에서 일반차량이 서행하지 않고 지나가는 등 사고 위험이 매우 높았다. 이날 둘러본 김해지역 5개 초등학교 모두 사정은 비슷했다.

    ◆스쿨존 지정만으로 부족= 김해교육연대가 지난해 12월 김해지역 58개 초등학교 가운데 36개 학교를 조사한 ‘안전한 어린이 통학로 만들기 실태조사’에 따르면 ‘통학로 유효 보도 폭’이 2m도 안 되는 곳이 19곳, 횡단보도가 있는데도 신호등이 없는 곳이 12곳, 스쿨존 상습 불법주정차 구역이 조사대상 학교의 70% 넘는 28곳으로 집계됐다. 그 밖에 보도와 차도가 분리돼 있지 않은 곳, 학교 앞 불법적치물도 통학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윤남식 김해교육연대 국장은 “스쿨존을 지정하는 것만으로는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기가 어렵다”며 “통학로를 어른들의 편리가 아니라 어린이 시선에서 봐야 한다. 또 넓은 도로 위주의 보호구역 지정이 합리적인지 재검토하고 실제 통학로를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글·사진= 도영진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도영진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