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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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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문화콘텐츠 개발 전문가 윤정일 씨

‘창녕 이야기’ 캐릭터·오르골에 담아 널리 알리렵니다

  • 기사입력 : 2016-09-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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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개발 중인 캐릭터가 창녕의 친환경 농업을 널리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오르골은 지역 도예가의 디자인과 가수의 소리를 담아 전 세계에 진출하려고 합니다.”

    지역에 들어가 주민·예술인과 함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콘텐츠 개발을 통해 수익창출을 시도하는 이가 있어 관심을 끈다. 창녕군 유어면 우포늪 인근에 자리 잡은 문화콘텐츠 개발 회사인 ㈜디지노마드의 윤정일(43)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회사 이름 ‘디지노마드’는 디지털 유목민(Nomad)이란 의미로, ‘스토리’로 히말라야 고원에 도전하는 카라반(隊商: caravan)이 되겠다는 윤 대표의 의지가 담겨 있다.

    윤 대표가 이곳으로 들어온 것은 1년 전인 지난해 9월이다.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2013년 7월 몸담았던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을 그만두고 그해 8월 회사 설립 후 2년 만에 정착할 곳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해서 현장에 뿌리를 박지 않은 콘텐츠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평소 지론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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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일 (주)디지노마드 대표가 창녕군 유어면 인근 사무실에서 양파와 따오기의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만든 캐릭터 ‘따따’와 오르골을 보여주고 있다./김승권 기자/

    ◆캐릭터로 사업 시작= 회사 설립 후 첫 사업으로 캐릭터 제작에 뛰어들어 2014년에 따오기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캐릭터로 마리오네트 공연을 했다. 예술성은 높았지만 주민들의 공연으로는 작품성을 살리는데 한계가 있었다. 사업으로 연결을 포기했다. 대신에 따오기 캐릭터에 양파 모양를 결합하고 다듬어 ‘따따’를 주인공으로 하는 캐릭터를 지난 4월 완성했다. 이를 자체 제품으로 제작과 함께 오르골, 애니메이션과도 연계시킨다는 계획이다.

    “따따 캐릭터는 양파와 따오기의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양파는 전 세계인이 즐기는 식재료입니다. 하지만 따오기는 양파를 먹지 않죠. 사람과 새에 관한 이야기이자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따따를 통해서 재미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은 동요입니다. 캐릭터가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것이죠. 오르골의 소리는 그 동요의 멜로디를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윤 대표는 따따가 우포늪 마을과 창녕군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꿈꾸고 있다. 다행히 2016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역특화콘텐츠개발’사업에 선정됐다. 캐릭터와 창녕의 특산품인 양파, 따오기, 우포늪이 함께 성장하는 사업이다.

    “캐릭터가 성공하려면 많은 사람들이 캐릭터를 알고 흥미를 느껴야 합니다. 실제로 캐릭터 사업의 수입은 캐릭터가 잘 알려져 인형캐릭터나 완구캐릭터, 이모티콘, 문방구용 등으로 개발돼 판매로 이어져야 가능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 따따를 알릴 수 있는 온라인 웹 플랫폼(홈페이지)을 만들고, 따따 캐릭터가 탈을 쓰고 창녕과 우포늪을 다니면서 사람들과 겪는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제작·홍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따따 캐릭터로 창녕지역 축제 등 각종 행사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쿠마몬 캐릭터 성공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일본 구마모토를 방문해 그린농업에 주목하게 됐다. 일본에선 쿠마몬 캐릭터가 붙은 농산물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일본 사람들은 이 캐릭터가 붙은 농산물을 안전한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는 앞으로 따따 캐릭터를 창녕의 각종 농산물에 붙여 판매함으로써 이곳의 친환경 농업을 알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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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골 분야로 확대= 캐릭터만으로는 스타트업 기업이 사업체를 유지할 수 없어 우포늪과 잘 맞는 상품을 고민한 끝에 ‘오르골’로 눈을 돌리게 됐다. 윤 대표는 우포늪의 소리와 디자인을 담은 오르골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르골은 우포늪에 귀촌한 우창수 가수의 노래 멜로디로 만들어진다. 오르골은 그의 노래가 담기게 되고, 오르골의 외형은 창녕의 도예가 손에 빚어진다. 이 사업은 경남도와 창녕군이 지원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디지노마드와 경남목공협동조합,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가 참여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예술인 등이 함께 참여하는 전형적인 지역공동체 사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

    윤 대표는 마산 창동에서 목공품 제작자들과 교류 중 나무 완구에 소리가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르골을 알게 됐다. 이후 일본의 한 업체를 찾아가 직접 일하는 것을 보고 느낀 것이 사업의 계기가 됐다.

    그는 캐릭터와 오르골 사업을 위해 지난해부터 유어면 세진마을의 가옥을 수리해 조만간 제작 스튜디오와 공방을 완성하고, 마을 주민이 생산하고 판매하는 ‘메이드인 우포 오르골’ 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다. 생산은 올 11월부터 들어가고 판매는 내년 봄부터 우포늪 4개 마을에서 한다는 계획이다. 판매수익의 절반은 마을에 환원하게 된다. 내년에는 또 일본으로 오르골의 수출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우포늪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부터는 이곳에서 애니메이션도 제작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은 그가 가장 하고 싶은 분야로 이를 위해 현재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각종 등장인물은 모두 캐릭터다. 따라서 애니매이션이 인기를 끌게 되면 현재 캐릭터사업도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 계기는= 창원대 국문과 졸업 후 지역의 다큐멘터리 제작사에서 영상제작을 배웠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에서 4년 정도 방송제작 프로덕션과 미디어센터에서 일하다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로 옮겼다. 이어 고향과 가까운 곳에 있고 싶어 다시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에 입사했다. 진흥원 시절 불혹을 앞두고 사회적 책임감을 느꼈다. 문화콘텐츠가 지역과 나라의 미래 먹거리가 돼야 한다는 신념 같은 것이다. 이에 진흥원 퇴사 한 달 뒤인 2013년 8월 창업했다. 지난 3년간 직원은 7명으로 늘었다. 우수국산캐릭터 상품개발(2013년)과 지역특성화콘텐츠 개발(2013년) 등 6건의 개발사업을 수행했다. 16건의 어문 및 디자인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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