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몰고 온 기습폭우로 창원 안민터널~경남도청~동읍을 잇는 국도25호선 도로가 마비됐다.
이 도로는 창원 외곽도로인데다 고지대여서 지금껏 폭우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번 태풍으로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이 옴짝달싹 못하는 등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5일 오전 제18호 태풍 ‘차바(CHABA)’의 기습폭우로 비음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국도25호선 양방향을 덮치면서 차량들의 통행이 전면 중단돼 있다./전강용 기자/
◆산사태= 이날 오전 9시 20분께부터 국도25호선 도로는 비음산 등 산 위쪽에서 흘러내린 흙탕물로 일부 구간이 물에 잠겼다.
특히 안민터널에서 경남도청을 거쳐 동읍으로 가는 편도 2차로는 산과 바로 인접해 있는 탓에 토사가 쏟아지면서 차량운행이 멈췄다.
경찰은 오전 10시가 다 되어서야 안민터널→경남도청 방면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경찰은 “산에서 폭포수가 발생했고, 창원시립테니스장 인근 토월IC 부근에 나무가 쓰러져 도로가 막혀 차량통행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차량 수백여대가 멈춰 섰고, 운전자들은 1시간 30분 이상 꼼짝없이 갇혔다.
진해에서 도청으로 가던 운전자 김모(41)씨는 “5~6년째 출퇴근하던 국도25호선이 이렇게 물바다로 변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지대가 높은 곳에 있는 도로여서 안전할 줄 알고 도심 도로를 피해서 왔는데 더 위험했다”며 “교통통제 이야기도 못듣고 꼼짝없이 갇혀 혹시나 산사태가 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민원 빗발···차량 유턴= 운전자들의 원성이 빗발쳤고, 경찰은 소방당국과 협조해 중앙분리대를 분리하는 등 긴급조치에 나섰다. 경찰은 중앙분리대를 뜯어내 갇힌 차량들을 창원 대방동으로 우회시키는 한편, 순찰차를 투입해 차량들을 갓길을 이용해 역방향으로 빠져나오게 했다.
◆안전대책 강화 시급= 15년 전 개통한 국도25호선(창원터널~국도14호선 남산IC 길이 10.9㎞)은 폭설 때를 제외하고는 교통통제가 거의 없는 도로다.
그러나 이번 폭우로 교통마비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설보강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산사태 위험까지 우려되고 있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 이모(41)씨는 “국도25호선은 교통통제가 되어도 운전자들은 상황을 전혀 알 수가 없어 차량에 갇혀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모(44)씨는 “위급상황에 차량들이 쉽게 반대 차로로 유턴할 수 있도록 일부 구간은 이동식 중앙분리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사태 위험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도25호선 인접한 산 아래 부근에 농장이 속속 들어서는 등 훼손되면서 폭우 때 토사 유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진영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도로 중간 회차로 설치 부분은 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산사태 위험 지역에 대해서도 보강설계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