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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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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진해군항제 첫날, 교통 대책은 효과…운영 미숙 여전

셔틀버스 운행 강화 등으로 불편 줄어
경찰과 안내원 서로 다른 안내로 혼선

  • 기사입력 : 2017-04-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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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일 개막한 국내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에 많은 인파가 찾아와 올해도 교통체증은 피할 수 없었다.
     
    다만 창원시가 내놓은 버스전용차로제, 셔틀버스 운행 강화 등 교통대책의 효과로 관광객들이 진해 도심에 발이 묶이는 불편은 예년보다 줄었다.
     
    하지만 곳곳에 운영상 미숙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창원시가 내놓은 교통대책 현장상황을 직접 체험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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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 인근 버스전용차로에 승용차가 관광버스에 앞서 달리고 있다./전강용 기자/

    1일 오전 10시 30분 진해군항제를 보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안민터널로 향했다. 터널 입구 전 성주사 삼거리 부근에서 경찰 등은 편도 3차로 중 2차로에 통제차량을 세워두고 차량을 1차로(안민터널)와 3차로(성산구 공단로 임시주차장)로 분산시켰다. 하지만 통제차량 앞 안내판에는 ‘안민터널 입구 교통통제 공단로 임시주차장 이용’이라고만 돼 있을 뿐 어떤 차로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표시돼 있지 않아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은 목적지와 다른 방향으로 가기도 했다. 곧바로 방향표시 안내판이 나타났지만 많은 차량 탓에 차로변경은 어려웠다.

    공단로 임시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정류장은 15개로 넉넉했고 셔틀버스는 10분 정도 간격으로 배차돼 기다리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안민터널을 지나 경화역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여 분에 불과했다.

    같은 셔틀버스를 탄 전성민(56·전북 전주)씨는 “임시주차장에 주차하고 버스 타고 오길 진짜 잘했다. 안 그랬으면 여기까지 들어오는 데 엄청 고생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셔틀버스를 탄 다른 관광객들도 한목소리를 냈다.

    경화역을 시작으로 여좌천 로망스 다리, 중원로터리 야시장까지 벚꽃 관광 코스를 돌았다. 이동할 때는 전부 셔틀버스를 이용했다. 90대 버스가 1대당 1일 5회 운행해 기다리는 시간은 길어야 15분을 넘지 않았다. 경화역~중앙시장~진해역~북원로터리 구간의 1, 2차로는 승용차가 몰리면서 정체가 시작됐지만 3차로는 버스전용차로여서 운행에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오후 2시께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일찍 온 관광객들이 서둘러 집에 가려하면서 정류장의 시 관계자에게 쉼없이 어떤 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냐며 질문을 던졌다. 경찰과 안내원에 따라 서로 다른 답을 해 이용객들이 헛걸음하는 일도 발생했다. 진해역 정류장에서 한 안내원은 공단로 주차장으로 가고 싶다는 질문에 “여기서 타면 북원로터리를 돌아서 다시 주차장으로 갑니다”라고, 또 다른 안내원은 “길 건너편에서 타면 됩니다”라고 말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관광객과 버스기사 간 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다. 특히 공단로 1, 2 주차장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는 각각 1-1, 1-2로 구분돼 있는데 이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 외부 관광객들은 잘 구분하지 못했다.

    경화역 맞은편 정류장에서 만난 박모(42·진주시)씨는 “창원주차장, 아니 창원 공단 갑니까”라고 물었지만 버스기사는 “타고 온 버스가 1-2예요? 1-1이에요?”라고만 답해 박씨를 당혹스럽게 했다. 관광객들이 손에 쥔 ‘교통운영안내’ 팸플릿에도 ‘공단로 블루라인(1), 블루라인(2)’라고만 돼 있을 뿐 1-1, 1-2로 표시돼 있진 않았다. 앞서 북원로터리 정류장에서는 비옷을 입은 한 70대 노인이 “거 왜 사람을 안 태워! 어쩌라는 거야”라며 불평했다.

    오후 3시께 비는 그쳤지만 교통체증에 승용차들이 버스전용차로를 침범하고 관광버스가 정류장 앞에서 승·하차를 해 셔틀버스 운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와 경찰은 침범 차량에 대해서는 계도활동을 벌였지만, 관광버스의 승·하차는 문제 삼지 않아 길게는 5~10분가량 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반적으로 일단 들어오면 못 나간다는 과거 군항제의 오명은 상당 부분 씻은 듯했다. 셔틀버스는 시내에 발이 묶이지 않아 북원로터리에서 성산구 공단로·두산볼보로 외곽 임시주차장까지는 30~40분이면 도착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1일과 2일 이틀간만 운영돼 10일 폐막을 앞두고 주말인 8일과 9일에는 인파가 대거 몰릴 것으로 보여 교통체증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다.
     
    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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