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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밀양여고 이전해야 한다 - 고비룡(밀양창녕본부장·부장)

  • 기사입력 : 2017-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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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시 내일동 326에 밀양여고가 있다.

    1972년 일제 치하에서 납석(곱돌) 채굴을 하던 저렴한 광산부지에 밀양여고가 설립됐고, 이후 밀양여고는 한동안 광산여고라 불러야 지역민들이 쉽게 알아들을 때가 있었다. 밀양여고 졸업생들은 버스에서 내려서도 비탈진 산길을 15분 이상 걸어 등교했고, 특히 비오는 날에는 연탄재를 들고 운동장의 웅덩이를 메워 신발이 젖지 않도록 애를 쓰면서 학교를 다녔다. 교실과 운동장 사이의 험한 경사로에 자칫하면 넘어져 다리에 생채기도 생겼고, 대낮에 운동장에 바바리맨이 나타나도 경사가 심해 잡으러 갈 수도 없었으며, 야간자율학습 이후 하교할 때는 교실과 정문까지의 거리가 멀어 혹시 바바리맨이나 불한당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긴장하고 떨었다.

    하지만 이전한 지 47년이 지난 지금도 밀양여고 학생들에게 등굣길이 고행길인 것은 마찬가지다. 여름날 15분을 비탈진 길을 걸어 올라가면 온몸에 땀이 젖은 채로 수업에 임해야 한다. 또한 매일 교직원이 나서서 일방통행으로 교통정리를 하지 않으면 교통대란이 일어난다. 학생과 학부모는 고입 진학 시 밀양여고를 선택할 때 3년간 자가용을 태워줄지, 불법인 줄 뻔히 알면서도 학원차량을 통학버스로 월 15만원을 부담하면서 이용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고민 끝에 밀양여고 진학을 선택하고도 학부모는 가위에 눌린다. 오토자동차로 학생을 등하교시키면서 경사로에 멈췄다가 다시 출발할 때 밀리는 아찔한 순간, 솜털까지 서는 위기 전율을 경험하고 때로는 교통사고에 시달린다. 이런 사례는 밀양여고에 근무하는 교사들도 매한가지다.

    또한 밀양여고는 눈이 조금만 내려도 밀양 관내에서 유일하게 휴업해야 하는 학교다. 경사로에 미끄럼 사고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북산에 위치해 있어서 폭우가 오면 산사태로 학교 담장이 무너지는 위험이 상존하고 뱀과 지네, 벌레가 교실에 출현한다. 학교 부지도 좁은 데다가 지반이 약해 지진에 취약하고 건물도 노후화돼 위험하다. 당시 저렴했던 광산 부지에 학교를 설립해야 했던 경남도교육청과 밀양지역의 이해를 넘어, 반세기를 지나는 시점에서 이제 새롭게 밀양여고 이전을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가 됐다.

    64년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밀양여고 총동창회와 밀양 시민들은 견딜 만큼 견뎌 왔고 기다릴 만큼 기다려 왔다. 그래서 숙원사업이 됐다. 인내와 기다림의 반세기를 지나 평지에 편하고 즐겁게 등하교할 수 있는 곳으로 밀양여고를 이전해 달라는 간절한 목소리에 관계자들은 답을 해야 한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장운익 밀양교육장, 박일호 밀양시장은 함께 손잡고 밀양여고 이전의 황금열쇠를 만들어 내야 한다.

    고비룡 (밀양창녕본부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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