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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인] 지난 8년 회장직 내달 내려놓는 최충경 창원상의 회장

“지방분권운동 돕고 재즈 공부도 하고 싶다”

  • 기사입력 : 2017-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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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년간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3개 지역 상의 통합 이후 별다른 잡음 없이 상공인의 단합과 규합을 잘 이룬 것이다. 통합 후 6년이 된 지금 지역색이 드러나는 일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충경 창원상의 회장은 오는 12월 19일 임기 만료를 한 달 반 정도 남겨두고 가진 기자와 인터뷰에서 지난 2009년부터 회장직을 수행해오면서 느낀 소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역의 벽을 없애기 위해 통합 이후 창원·마산·진해의 지역명 대신 4개의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적극 활동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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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충경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이 내달 퇴임을 앞두고 지난 8년간의 소회를 말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최 회장은 또 현재 우리 사회에 논란이 되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아 우리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스웨덴은 1주일에 36시간 일하고 있다”면서 “다만 시간을 갖고 천천히 준비를 해서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또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집중도를 높여 생산성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으로부터 지난 8년간의 소회와 평소 소신인 지방분권을 강조하는 이유, 글로벌 환경변화 속에서 지역 중소기업의 살길, 퇴임 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회장직을 수행한 지난 8년간을 뒤돌아본다면.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경남은행 지역환원운동, 글로벌테마파크 유치전 등 당시에는 지역경제에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했기에 쉴 새 없이 뛰어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결과를 떠나 지역 주요사안에 대해 경제계가 한목소리로 중앙정부에 의견을 전달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보다 3개 상공회의소의 통합과 그 과정이다. 문화가 조금씩 차이가 있었기에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역 이름 대신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노력한 결과 지역색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아쉬운 부분은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을 위해 열심히 뛰었고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임기 내에 이를 확정짓지 못한 것이다.

    -평소 지방균형발전, 지방분권에 대한 남다른 신념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치적 환경에 따라 변하는 정책적인 지방분권이 아니라 법률로 명확하게 자리 잡은 지방분권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도권 집중현상의 지속은 국토균형발전을 요원하게 할 뿐 아니라 국가성장동력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 자명하다. 대통령께서도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주장한 바 있고, 행정안전부 장관도 강한 의지를 표한 바 있다. 법률로써 명확하고 과감하게 수도권에 편중돼 있는 각종 권한들을 지방에 이전해야 한다. 물론 이에 앞서 지방에서도 이전받은 권한을 활용해 지역 특성에 맞는 제도를 정착시키고,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등 지방분권에 철저히 대비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지역경제를 위해 지역민과 지역사회의 역할을 자주 강조하는데.

    ▲기업은 지역사회에 일자리를 만들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집단이다. 더불어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을 소명으로 여긴다. 물론 지역사회로부터 얻은 각종 혜택 위에서 이뤄지는 일이기에 지역공헌에 대한 의지가 강한 기업들이 많다. 내 가족, 이웃의 일터이자 지역경제의 동력이 되는 지역기업의 생산품에 지역민과 지역사회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무학소주, 몽고간장, 한국지엠 스파크, LG 세탁기와 냉장고, 동서식품 커피믹스, 동원참치, 하이트 맥주 등 일상에서 흔히 보는 제품들이 우리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기업 또한 지역사회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쏟아야 한다. 지역사회와 기업이 서로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일이야말로 동반성장의 선순환구조를 이루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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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경쟁 속에 지역 중소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 등 글로벌 환경이 지금처럼 빠르게 전개될지 몰랐다. 나를 포함해 중소기업들이 그동안 이익이 나면 외형을 카우는 데만 치중한 일면이 있다. 기술개발을 비롯, 글로벌 마케팅 능력을 갖춘 인재육성이나 교육, 해외연수를 시키는 일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글로벌 환경이 악화되자 경쟁력이 떨어져 대부분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이라도 중소기업들은 해외에 직접 물건을 내다팔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늦었지만 기술개발, 글로벌 인재양성, 마케팅 능력 배양 등이 시급하다. 현재 지역 중소기업들이 대부분 대기업에 종속돼 있는데 절반이라도 벗어나서 직접 해외 바이어와 거래를 해야 한다.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일군 경험자로서, 현재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견해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일자리 창출과 기업의 성장을 촉진해 국가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함에 있다. 하지만 지원방법에 있어 중소기업 보호와 존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기업의 연명에만 중점을 두는 정책은 기업과 지원당국 어디에도 긍정적 결과를 주지 않는다. 대한상의 보고서에서도 부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가 기업의 생존율은 높일 수는 있지만 고용과 투자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소기업을 존속시키는 데서 벗어나 중소기업의 성장과 투자, 신규고용 창출 등 지속가능한 지원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R&D 역량 강화, 인재육성 등 기업 스스로 미래를 위한 투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라 생각한다. 정부 지원을 받는 중소기업은 이를 활용해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한 실질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함은 당연하다.

    -후임 창원상의 회장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앞으로 회비 징수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재정을 튼튼히 해서 100~200년 지속되는 상공회의소를 만들도록 힘써야 한다. 또 현재 마산과 진해에 있는 지회를 점차 없애고 꼭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직원을 파견해서 지소 형태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3개 상의 건물도 통폐합해서 재정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이뤘으면 좋겠다.

    -퇴임 후 향후 계획은.

    ▲우선 지방분권운동을 개인 자격으로 벌일 생각이다. 추진위원회나 발전위원회 등에 참여해 물심양면으로 돕는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과감하게 이전하도록 해 제도적 법률적으로 균형발전을 이루도록 하겠다. 또 우리 스스로 지역을 지키는 일에 적극 나서겠다. 지역특산물, 지역생산품 애용운동 등을 통해 지역을 살리도록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재즈공부를 위해 1~2년 정도 해외에 나갈 예정이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 최충경 창원 상공회의소 회장은?

    △1946년 대구 출생 △경북중·대구상고·영남대 졸업 △창원대 경영학 박사 △모스크바대·경남대·경상대·창원대 명예박사 △1974~1982년 삼성전자 근무 △1982년 창원 삼현철강 부사장 △1991년~현재 경남스틸 대표이사 △1996년 실버재즈오케스트라 색소폰 연주자 △2003년 창원상의 의원 △2009년~현재 창원상의 회장,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 대한상의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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