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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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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경남의 역사박물관 둘러보기

살아 숨 쉬는 역사, 기억해야 할 역사

  • 기사입력 : 2018-03-0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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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태생 미국의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a, 1863.12.16~1952.9.26)는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서양 격언에서 반복해서 언급되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지만, 조지 산타야나의 말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후회하고 있는 요즘, 주변에 있는 역사관들을 둘러보며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차분히 더듬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 경남신문역사관

    경남신문은 1946년 3월 1일 창간호를 냈다. 이후 72년 동안 지역의 역사를 기록했다. 물론 사옥의 위치와 이름(제호)은 무수히 변화를 겪었지만, 경남신문만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영향력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경남신문은 신문 발행을 통해 경남의 역사를 기록해왔지만, 신문사 자체의 역사를 기록하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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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의창구 신월동 경남신문역사관을 방문한 시민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성승건 기자/

    그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지난 2012년 개관한 ‘경남신문역사관’이다. 경남신문역사관은 지난 6년 동안 지역민들에게 경남의 반세기 역사를 알렸다. 이뿐만 아니라 교육의 장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전국 100여 개의 일간 신문사 중 경남신문처럼 자체적으로 역사관을 운영하고 있는 곳도 드물다는 측면에서 희소성도 남달랐다. 경남신문역사관에 전시된 수백 점의 전시물은 과거 잘된 역사는 계승·발전시키고 잘못된 관행과 폐습을 지적하며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던 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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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판 인쇄 당시의 활자.



    경남신문 본사 지하 1층 75㎡ 공간에 구성된 경남신문역사관은 크게 6개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다. 역사 섹션, 신문사 섹션, 설비 및 제작시설 섹션, 메인 및 부대전시관, 기념물 소개 섹션, 영상 섹션이 그것이다. 역사 섹션은 역대 대표이사들을 소개하는 한편, 신문사 사옥 변천사를 소개한다. 신문사 섹션은 경남신문이 반세기 동안 다뤄왔던 주요 뉴스들을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옛 장비와 활자들을 소개하는 설비 및 제작시설 섹션을 지나면 메인 전시대에는 1, 2, 3세대 신문 인쇄 과정과 당시 사용했던 편집국의 장비와 자료, 부대전시관에는 영업·판매·광고·총무 등의 자료와 함께 원고지 등 일부 편집국 사료가 배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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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세대 인쇄시설인 활자는 물론 활자를 만드는 주자기, 활판, 사진을 인쇄하는 동판, 조판대, 지형, 수직 카메라 등 지금은 보기 어려운 희귀 자료가 가득하다는 점이다. 기념 섹션에는 창간축하 휘호와 그림, 기타 경남신문 주요 동정을 담은 사진물이 전시돼 있다. 영상 섹션에는 3분57초 분량의 경남신문 홍보영상이 상영된다. 홍보영상은 경남신문의 태동부터 지면 변천사를 비롯해 제작 방식 변천사와 함께 경남신문의 사회적 역할과 방송 겸영을 통해 도약하는 경남신문의 미래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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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영상송출 방식을 일반적인 프론트 스크린이 아닌 리어 스크린(Rear Screen) 방식으로 기획한 것이 특징이다. 리어 스크린 방식은 관람자가 스크린의 전후에서 영상물을 시청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시물은 기념서화와 사진, 지형·대지·PS판 등 신문제작자료, 활자, 트로피 등 일반 기념품, 총무·판매·광고자료, 카메라 등 취재장, 필름, 호외를 포함한 현황 게시물, 신문 100년사 파일, 도서를 포함해 모두 530점에 이른다. 특히 대한민국의 신문 제작 역사 100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패널 31점과 박정희 대통령의 축하 휘호, 김대중 대통령이 경남신문사에 선물한 백자, 1987년 문공부에서 발행한 프레스 카드 등 희귀 자료도 소장하고 있다.


    ▲ 창원역사민속관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주택가의 고즈넉한 장소에 자리 잡은 창원역사민속관은 창원시의 역사와 민속문화를 느끼고 체험해볼 수 있는 역사 전시관이다. 바로 옆 창원의 집과 연계돼 건축된 창원역사민속관은 지난 2012년 8월 개관해 지난 6년 동안 창원시민의 정신적 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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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역사민속관.

    이곳은 선사시대부터 해방 이후에 이르기까지 창원의 역사를 시대별로 보여주는 역사관, 통합창원시의 현재 모습을 소개하는 현대관, 창원의 무형문화재의 전통악기를 소개하는 제1민속관, 우리의 전통생활 모습과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제2민속관, 다양한 특별기획전이 열리는 기획전시실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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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객들이 창원역사민속관 전시를 보고 있다.

    창원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역사관은 1층에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창원의 대표적인 역사를 유물과 함께 보여준다. 신석기 시대부터 가야시대까지 패총유적, 무덤과 주거지 유적 등을 통해 선조들의 생활상과 외국과의 교역을 통해 발전해온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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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객들이 창원역사민속관 전시를 보고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천혜의 항구와 지리적 중요성으로 인해 겪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전시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까지는 고난의 시기를 헤쳐나온 역사와 해양도시, 산업도시로의 발전, 민주화 역사 등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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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창원역사민속관 내부./고휘훈 기자/

    또 현대관에는 통합창원시의 출범과 현재 모습들을 패널과 도시축소모형, 벽면 영상과 모니터를 통해 구현한다. 2층에 자리 잡은 제1민속관은 지역 무형문화재인 연도여자상여소리, 문창제놀이, 마산 오광대, 성신대제, 마산농청놀이, 여창가곡, 불모산 영산재 등의 유래와 공연 모습을 보여준다. 또 같은 층에 있는 제2민속관은 조상들이 사용했던 농기구의 종류와 전통 의복, 각 지역의 가옥구조를 소개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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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창원역사민속관 전경.




    ▲ 찾아가보자, 도내 곳곳 역사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

    가야(加耶)의 건국신화가 깃든 김해 구지봉 기슭에 자리 잡은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 전시하기 위한 고고학 중심의 박물관이다. 총 2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1층에 낙동강 유역의 선사시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수렵이나 어로의 도구와 채집 유물, 농경 유물, 홍도와 채도 그리고 청동검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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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사천시 앞바다 늑도에서 출토된 유물과 금관가야, 아라가야, 소가야, 대가야의 유물과 함안 마갑총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가야시대의 장신구와 농경에 관한 유물, 그리고 가야시대의 문자와 기호, 그리고 각종 전쟁 용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내동 고인돌(지석묘)과 돌널무덤(석관묘)이 있고 창원시 다호리유적에서 발굴된 가야시대의 무덤인 돌덧널무덤(석관묘)이 설치돼 있다.


    국립진주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을 주제로 한 전문 역사박물관이다. 개관 당시 가야문화 소개와 함께 경남 서부 지역의 고고학적 연구·조사를 담당하는 기관이었지만, 1998년 1월 임진왜란사를 주제로 하는 역사박물관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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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에 대한 실상과 역사적 의미 등을 재조명해 일반인들에게 쉽게 전달하고 11개의 테마로 나눠진 임진왜란실과 경남의 대표적인 유·무형 문화재의 전시와 이미지화를 통해 지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고 있는 역사문화실, 재일교포 실업가 고 두암 김용두 선생이 수집한 우리 문화재 179점 중 80여 점을 선별해 전시하고 있는 두암실 등 3개의 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합천박물관 역사관

    합천박물관은 지역의 가야왕국인 다라국 지배층의 고분군에서 출토된 당시의 정치·사회·문화상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합천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합천역사관을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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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관에는 삼국시대 후기, 백제와 신라 사이의 전략적 요충지인 대야성 관련 자료와 함께 합천이 배출한 위대한 인물인 남명 조식 선생과 내암 정인홍 선생의 학문과 정치사상 등 합천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과 인물에 관한 자료를 전하고 있다. 향교와 서원, 고건축, 사찰과 절터 등에 대한 자료와 역동적인 합천인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임진왜란 당시의 의병활동, 한말 일제 강점기의 저항운동에 대한 자료도 함께 전시한다.


    지리산역사관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의신마을에 있는 지리산역사관은 지리산을 주 무대로 한 화전민의 생활상과 하동 특산물을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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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뿐만 아니라 지리산 빨치산의 생성에서 소멸까지 과정을 재현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장대한 지리산 계곡자락에 위치한 지리산역사관은 여러 가지 전시물을 통해 지리산을 안고 살아온 우리 고장 조상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고 빨치산 관련 전시물은 이데올로기로 인한 민족역사 아픔을 되새기게 하는 교육장이 되고 있다.

    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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