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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특사단의 3·5 합의는 남북한 윈윈이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 2018-03-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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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특사단이 전 세계의 관심 속에 평양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특사단의 선물 보따리는 파격적이었다. 3·5합의는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남북정상 간 직통전화 설치,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 비핵화 및 관계정상화를 위한 북미대화 용의, 대화 기간 핵·미사일 시험 중단,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 평양 초청 등 6개 항을 담고 있다.

    4월 말 정상회담 개최는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다. 1948년 4월 김구·김규식·김일성·김두봉 등 남북의 정치지도자들이 통일정부 수립을 목표로 평양에서 남북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올해가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은 정상회담의 정례화를 예고한다. 판문점에서 남북회담을 할 때 남측의 평화의 집과 북측의 통일각을 번갈아 가면서 하는 것이 관례다. 양 정상이 당일회담·출퇴근회담을 한다면 그 효용성은 배가될 것이다.

    남북정상 간 직통전화 설치는 한반도의 제반 문제를 수시로 협의·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국제사회의 탈냉전에도 한반도에는 냉전이 지속되고 있다. 남북한의 군부는 최고지도자의 뜻과 관계없이 호전성을 지닌다. 남북관계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군사적 충돌은 있어 왔다. 정전체제에서 오해는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상 간의 직통전화는 우발적 충돌을 예방하고, 충돌시 확산을 방지하면서, 충돌 후 재발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

    북한의 비핵화 표명은 성과 중의 성과다.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 사회주의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시했다.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를 결코 하지 않겠다고 역설해 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사단에게 비핵화가 선대의 유훈이라고 밝혔다.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핵이 체제보장용임을 보여준다. ‘선 체제보장, 후 비핵화’ 구도라면 조건부 비핵화로 해석된다. 체제보장과 비핵화가 선·후 관계가 아니라면 체제보장은 비핵화로의 입장변화를 위한 명분 확보용으로 해석된다. 조건부든 명분 확보용이든 북한의 비핵화 표명은 북미대화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비핵화 및 관계정상화를 위한 북미대화 용의 표명도 중요하다. 비핵화 대화를 하겠다는 미국의 조건에 부합된다. 김일성 주석의 유훈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이다. 북미대화는 주석의 유훈을 관철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특사단장이 미국에 김 위원장의 전언을 가지고 갔다는 것은 남측의 중재자적 역할을 신뢰한다는 방증이다. 김 위원장의 전언은 대미특사 파견, 미국인 억류자 석방, 미군 유해 발굴 재개 허용, 미국을 비롯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영변핵단지 복귀 등으로 추정된다.

    대화 기간 핵·미사일 시험 중단은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미국의 대화조건을 충족시키는 대목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연계하지 않았다. 북한 군부의 입장에서는 불만일 수가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으로 평가된다. 태권도 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초청은 평창올림픽의 화합과 통합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특사단의 방북 1라운드는 남북한 윈윈의 합의를 이끌었다. 2라운드는 북미대화이다. 미국은 1라운드의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미 간 탐색적 대화 또는 예비회담의 조만간 개최가 예상된다. 미국이 북한문제를 국내정치에 이용하지 않는다면 의미 있는 결과 도출이 어렵지 않다. 3라운드는 남북정상회담이다. 양 정상은 지난 한 달 동안 친서도 교환하고 특사도 교환하면서 신뢰를 쌓아 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원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8000만 한민족이 핵과 전쟁의 두려움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원한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신뢰에 토대한 평화로운 한반도가 열리는 날이 되기를 기대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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