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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NC, 구단 가치 잊었나

  • 기사입력 : 2018-06-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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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명예·존중’, NC 다이노스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올 시즌 NC는 ‘비정상적 인사’를 단행하면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김경문 전 감독 경질이다. NC는 지난 3일 김경문 전 감독을 경질하고 유영준 단장을 감독대행으로 선임하는 KBO 사상 최초의 파격적 인사를 단행했다. 유 대행이 고교 야구부 감독 경력이 있긴 하지만 프로 선수·지도자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물음표를 낳았다.

    논란의 여지는 더 있다. 유 대행은 최근 한국프로야구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됐던 넥센과의 ‘뒷돈 트레이드’를 담당했던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KBO는 NC가 지난해 3월 17일 넥센에 김한별을 내주고 강윤구를 데려오는 1대 1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넥센에게 현금 1억원을 뒷돈으로 건넨 사실을 지난달 30일 확인했다. 이는 명백한 KBO 규약 위반이다.

    당시 NC는 “과거 있었던 잘못된 양도·양수 계약에 대해 깊게 뉘우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NC는 이 일이 있고 일주일도 채 지나기 전에 ‘뒷돈 트레이드’의 책임자를 감독대행 자리에 앉혔다. 구단이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세 가지 가치를 무색케 하는 결정이다.

    NC는 올해 초에도 기형적 인사 결정으로 ‘회전문 인사’ 논란을 낳은 바 있다. NC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사의를 표한 이태일 전 대표이사를 대신해 황순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문제는 황 대표가 지난 2016년 11월 승부조작 은폐 시도 사건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던 핵심 관계자 A 전 단장과 B 전 경기운영팀장을 각각 경영본부장, 사장 특별보좌 등 요직에 복귀시켰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무혐의처분을 받긴 했지만 물의를 일으킨지 얼마 안된 시점에 인사가 이뤄져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이후 B씨는 미디어홍보팀장을 거쳐 현재는 프런트의 수장 격인 단장대행으로 발령 났다.

    게다가 A 본부장은 ‘김 전 감독 경질’이 있던 날 미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본부장이 구단 내부의 최고위급 보직인 만큼 팀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는 중요한 시국에 휴가를 떠났다는 점에서 좋은 시선을 받기는 힘들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로 인해 생길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휴가를 떠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NC가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기저에는 뛰어난 성적 외에도 구단이 내세운 ‘정의·명예·존중’의 세 가지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NC를 보면 구단 고유의 가치를 저버린듯한 느낌이다. 싸늘해진 팬들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성적을 올리기 전에 내동댕이친 구단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한얼 (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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