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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추한 통영시의회 의장 선거

  • 기사입력 : 2018-07-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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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하고 싶은가 보다. 정치 이념이 달라도 합종연횡(合從連衡)해서 의장이 선출됐다. 통영시의회 말이다. 자유한국당 7명, 민주당 5명, 무소속 1명. 13명인 통영시의회 구성이다. 숫자로 보면 자유한국당 출신 의장이 나오는 게 당연한 일. 자유한국당 강혜원 의원이 의장에 당선됐다.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왜 시민들은 수군거릴까. 회의장을 빠져나오는 한국당 의원들의 모습은 왜 허탈해 보였을까.

    강 의장은 4선 의원이다. 부의장 두 번에 의장 한 번을 했던 통영시의회의 산 증인이고 어른이다. 의장 한 번 했으니 더하지 말라는 법 없다. 그러나 몇몇은 이를 노욕이라 부른다. 만일 한국당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강 의원을 밀어 의장이 됐다면 박수 칠 일이다.

    비밀투표이니 알 수는 없지만 며칠 전부터 강 의원과 한국당 모 의원이 민주당과 논의해 의장선거를 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전반기는 강 의장이 하고 후반기는 민주당이 맡기로 했다는 루머도 돌았다. 수일 전 지역구 이군현 국회의원과 한국당 통영·고성 기초의원들 간의 간담회가 있었단다. 이 자리에서 의장을 한 번 했던 분은 후배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보이자는 의견도 있었단다. 고성군은 한국당과 민주당이 논의해 잘 마무리가 됐다. 그러나 통영시의회 한국당 의원들은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고 한다. 지난 7대때 의장 선출 문제로 분열되며 무려 4명이 제명당한 전력을 가진 한국당의 추한 역사가 떠올랐다.

    문제냐고 묻는다면 답해드린다. 의장은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공무원 5명이 향응수수에 따른 징계를 받도록 한 사건의 장본인이다. 이를 시민들은 적폐라고 주장했었다. 이번 의장 선출 과정에서 민주당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모 의원은 스탠포드호텔 특혜에 연루되어서, 또 어떤 의원은 조례를 폐지한 적폐자여서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 강 의장은 뭔가. 그래서 야합이다.

    노욕인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인지는 모른다. 또 그들만의 선거이고 불법도 탈법도 아니니 뭐라 할 수도 없다. 민주당이 자신들이 적폐라고 생각하던 사람과 의논해 현 의장을 밀었다는 게 사실이라면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수가 모자라 전반기건 후반기건 의장을 못하면 그대로 열심히 의정 활동을 하면 그만이다. 그게 민주세력이고 적폐청산 세력이 해야 할 일이다. 추하다. 오늘 통영시의회를 보며 이 단어가 그다지 매몰차다는 생각은 안 든다.

    김진현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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