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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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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이호영 창원대학교 총장

“대학다운 대학 만들어 ‘새로운 미래 100년 경쟁력’ 키울 것”

  • 기사입력 : 2019-12-25 21: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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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영 창원대학교 총장이 학교 발전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전강용 기자/
    이호영 창원대학교 총장이 학교 발전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전강용 기자/

    “인재 공급의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우리 지역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국립대 역할 해야죠.”

    지난 10월 25일 5개월간 공석이었던 국립창원대 총장에 취임한 이호영(58) 총장은 국립대 총장의 긴 공백을 메워 학교를 정상화하고, 직선제 과정에서 발생한 학내 갈등을 봉합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학령인구 감소 △부족한 재정 △산업변화에 맞춘 대학 특성화 등 대학에 닥친 굵직하고도 복합적인 사안을 해결해 나가야 할 숙명에 처했다.

    개교 50주년에 취임하게 된 이 총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교육·연구에 충실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지역에 봉사하는 대학의 존재 이유를 되새기며 ‘대학다운 대학’으로 새로운 창원대 미래 100년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창원대학교 총장실에서 이 총장이 앞으로 4년간 펼쳐나갈 창원대학교 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세 번째 도전에 성공해 취임한 지 두 달이 흘렀다. 소감은?

    -당선과 취임의 기쁨, 생각해 온 대로 학교를 변화시켜볼 수 있겠다는 감동과 기대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책임감이 훨씬 앞선다. 총장 공백기가 길었기에 빨리 학교를 정상화시켜야 하고 국립대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들을 구상하다 정신없이 두 달이 지나갔다. 2007년 첫 번째 도전 이후 3번 만에 당선돼 오랜 기간 준비로 계획이 구체적이고 전문적일 수 있겠지만 준비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대학 대내외 여건이 많이 바뀌었으며, 대학도 예전보다 어려운 상태이기에 새로운 각오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처음 도전하는 마음으로 총장직에 임하고 있다.

    △두 달간 가장 중점적 사안으로 여긴 것은 무엇인가.

    -제일 우선적으로 대학 구성원들의 화합이다. 선거과정에 있었던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해 같이 나가는 것이 먼저다. 또한 교육부의 3주기 평가를 성공적으로 통과하도록 학교의 역량을 모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후 제 공약대로 비전에 맞게끔 국립 창원대가 거점국립대학과 같은 역할을 제대로 해나가게 만드는 데 필요한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이어나갈 대학의 인재육성 방향은.

    -성적 우선주의를 탈피한 입시 제도 개편으로 호기심 많은 학생을 뽑고, 협업 가능한 아날로그적 인성을 가진 사회인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우수한 인재를 뽑아서 취업을 잘 시키는 것이 기존의 인재육성이었다면 이제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차산업혁명에서는 단순화된 전문인력보다는 다학질적인 융복합적 인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에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저는 호기심과 끼가 많은 학생을 어떻게 뽑을까 고민하고, 이 학생들의 놀이터를 조성해주는 것이 인재양성의 첫 발자국이라 본다. 자기 전공에 대한 적성이 확실해야 하고, 그걸 기반으로 해서 다양한 지적호기심을 자유롭게 섭렵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있어야 하기에 단과대학별 중심의 체제 허물기와 같은 굉장한 혁명이 일어나야 하는 일이다. 입시 때부터 전공적성에 맞는 학생들을 뽑으려면 기존의 입학사정관제를 발전시켜 면접 중심으로 충분히 학생들의 숨은 재능을 찾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각 학과의 교수님들이 과에 필요한 학생들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유능한 입학사정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매우 힘든 일이고, 공정성 시비도 있겠지만 해야 할 일이기에 과정이 맞는 학과부터 테스트베드를 실시해 내후년 정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인성도 매우 강조했다.

    -아무리 전문지식이 뛰어나다 해도 결국 사람됨이 중요하다. 조직에 들어가서 일을 하려면 다른 사람과 협업을 해야 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홀로 뛰어나도 구성원에 상처를 준다면 길게는 마이너스 성과다. 4차산업과 AI가 대두되는 시대, 차가운 기계 같은 사람보다 되레 아날로그적 인성을 갖춘 인재를 기업들이 요구한다. 특히 지역 기업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우수한 인재를 뽑으려 수도권의 인재들을 데려오나 결국 지역에 머물지 않고 떠나는 경우 기업 입장에서도 더 큰 손해다. 향후 기업에서 다시 훈련이 진행되기에 처음 전문성이 다소 떨어진다 하더라도, 화합하고, 놀 줄 알며, 배려할 줄 아는 인성을 갖춘 인재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입학제도와 교육과정에서도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창원이 경기침체로 어렵다. 창원대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대학 중심의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재생, 활력을 일구는 중추적 역할을 맡아나가겠다. 취임 후 대학발전후원금을 걷는 발전후원회에 더 이상 기업에 후원금 요구를 하지 말라고 전했다. 대신 ‘뭘 도와드리면 좋겠느냐’ 물어달라 했다. 국립대 등록금이 11년째 동결되고 학령인구가 감소되는 시점에 발전후원금은 대학운영에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지역에 있으니 지역대학 도와달라는 것은 구시대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 지역사회는 너무 어렵기 때문에 창원공단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자체 기술개발 여력이 없다. 이에 따라 지역 기업에 △중기 제품 공동연구개발 위한 교수 매칭 △공동 실험실 사용 △개발인력 제공 등을 제공하고, 이 서비스를 통해 제품이 개발돼 이윤이 남는다면 그때 값지고 뜻깊은 후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대학과 기업의 상생모드로 이때 지자체가 들어와서 행정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코쿰스 조선소의 몰락으로 침체했던 스웨덴 말뫼가 첨단연구도시로 거듭나게 된 것처럼 대학중심의 산학협력은 지역재생의 코어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대학교는 단순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가 아닌 기초연구, 첨단기술연구의 베이스, 연구인력과 청년들의 집결지로서 지역이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글로벌 창원대를 위한 계획이 있다면.

    -국제교류원과 어학원을 통폐합해 교류원을 강화하고 실험실에 해외 대학원생들이 올 수 있도록 실질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대학에 동남아시아 등 각지에서 온 우수한 학생들이 대학원실에서 연구를 진행해 많은 결과를 내고 있다. 외국학생들의 유입은 그 학생들뿐 아니라 국내 학생들의 국제화도 도울 수 있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내 대학원생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실험실에 필요한 대학원생 수요조사를 진행, 해당 외국 대학과 학생들이 창원대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교류협력을 맺어 실질 교류가 가능하도록 하고 추진 중이다. 국내 취업이 어려운 때, 학생들의 해외취업을 위한 체류경험, 봉사활동, 인턴십 등을 위한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최근 개최한 ‘비전선포식’이 갖는 의미는?

    -비전선포식은 대학 내부 구성원들에 제가 두 달간 파악한 대학현황을 토대로 준비한 4년간 이뤄나갈 구체적인 목표, 추진전략을 설명을 드리는 자리였다. 10년 뒤 대학의 청사진을 그려보며 교수, 직원분들과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대학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이에 대한 피드백도 받기 위함이다. 또한 거점국립대학 경쟁력에 맞먹는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토대를 함께 다지자는 의미도 담고 있으며, 구성원들이 모여 소통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소통을 하면서 구성원들이 예측가능한 대학행정을 해 나갈 것이다.

    ☞ 이호영 총장은?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툴루즈 1대학교에서 석사·박사(정치학) 학위를 받았다.

    1995년 창원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임용된 후 기획처장, 사회과학대학장, 행정대학원장 등 주요 보직을 지냈다.

    경남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동아시아 국제정치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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