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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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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기업인들을 스스로 뛰게 하라- 한철수(창원상공회의소 회장)

  • 기사입력 : 2020-03-01 20: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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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국내 발전설비 선두주자이자 창원 기업을 대표하는 두산중공업이 6년 만에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졌다.

    정규직 6000여명 중 기술직과 사무직을 포함한 만 45세(1975년생) 이상 직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허성무 창원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로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통한 두산중공업 및 협력업체의 정상화와 고용위기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실 기초자치단체장인 창원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 이러한 사항을 건의한다는 건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원전산업 파괴로 인한 산업생태계 붕괴와 지역경제 파탄을 지켜만 볼 수 없는 창원시장의 입장이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10여년, 창원경제는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했다.

    그 사이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은 최대 경쟁자로 부상했고, 통상의 영원한 우군으로 믿었던 미국과 일본에 대한 신뢰도 옅어진 지 오래다.

    원전산업에 대한 정책 전환은 물론 이고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 변화, 수요보다 공급이 웃도는 철강 생산, 글로벌 생산설비 과잉과 조선산업의 장기 침체 등 수요 가뭄이 이어져온 산업들이 유독 창원의 주력산업들이라는 점은 우리의 위기의식의 골을 깊게 만들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는 미래의 불확실성과 이로 인한 투자심리의 위축에서 온다.

    일시적인 악재의 영향은 단기간의 생산과 소비감소에 그치지만, 투자심리의 위축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생산과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나라에 닥쳤던 경제위기의 극복과정을 돌이켜보면, 전 국민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힘을 한데 모았으며, 여기에 기업인들의 노력이 주요했다.

    하지만 작금의 기업들은 생존을 위협하는 경제환경의 악화와 최근 불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악재로 숫제 기진맥진의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혁신을 외치지만 변화와 도전은 없고, 지원은 있지만 규제가 가로막으며, 소득격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역효과는 고스란히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졌다.

    최소한 정부 정책 변화의 불확실성 속에 움츠러드는 기업은 없어야 한다.

    이제는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여 기업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통해 민간투자를 불러일으키고 소비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봄이 오는 것은 자연의 이치지만, 봄은 꼭 오고야 만다고 믿는 것은 스스로의 의지로부터 비롯된다.

    글로벌 수요부진과 최근 우리를 옥죄고 있는 코로나19를 뚫고, 우리에게도 새로운 봄기운이 기필코 찾아올 것이다.

    기업을 스스로 뛰게 하는 정부의 노력이 우선될 때 비로소 기업가정신이라는 봄꽃이 필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봄날을 고대한다.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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