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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17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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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813) 제25화 부흥시대 123

“참으로 아름다운데…”

  • 기사입력 : 2020-04-14 0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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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김려라는 사람이 연화라는 이름의 기생을 사랑했는데 그 기생을 잊지 못해 많은 시를 남겼어요.”

    “유배를 갔으면서 기생을 사랑해? 팔자 좋네.”

    “선비가 유배를 오면 고을에서 밥해 주고 빨래해 주는 배수첩(配囚妾)을 배정해 주는데 연화라는 기생도 배수첩이었대요.”

    보리가 술을 한 모금 마시더니 붉은 입술을 달싹여 시를 읊기 시작했다.

    묻노니 그대는 무엇을 그리워하는가

    나는 북쪽 바닷가 미인을 그리워한다네.

    동방에 이름난 재원이 수십 명인데

    시와 문장은 허난설헌을 제일로 꼽네.

    연화의 시는 위강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탁문군이나 왕소군을 능가하지

    앵무 같은 정신에 나비의 혼

    빙설 같은 얼굴에 비단결 같은 마음

    장백산 맑고 맑은 정기가

    2천년 동안 키운 한 송이 꽃이라네.

    연화야, 연화야, 너는 하늘의 선녀

    어찌하여 쓸쓸한 변방에 홀로 피었느냐.

    問汝何所思

    所思北海湄

    東方名媛數十輩

    詞翰先稱荷谷妹

    蓮姬爲詩似衛姜

    直過文君與王

    鸚鵡精神蝶魂

    氷雪容貌錦繡腸

    長白之山氣淸淑

    二千年間英葉毓

    蓮姬蓮姬眞天仙

    胡爲屈沒沈邊墺

    아름다운 시다. 이재영은 어떤 감동이 밀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음. 참으로 아름다운데… 한 번 더 외워 봐.”

    이재영이 보리에게 말했다.

    보리가 웃으면서 다시 시를 외웠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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