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8일 (목)
전체메뉴

[만나봅시다] 이승화 경남시군체육회장협의회 초대 회장

“시군-도체육회 소통 돕고 체육행정 독립 힘 쏟을 것”

  • 기사입력 : 2020-08-12 20:55:39
  •   
  • 올해 체육계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민간체육회장 시대가 열린 것이다. 체육을 정치와 분리해 자율과 독립권을 가지게 하자는 취지로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되면서 지난 1월부터 전국 17개 시·도체육회와 228개 시·군·구체육회는 지자체의 단체장이 아닌 민간체육회장이 임기를 시작했다. 그동안 체육회 운영의 생명줄인 예산을 관에서 관장하면서 지자체 단체장들이 당연직으로 체육회 회장을 맡았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민간인이 체육회의 수장이 되면서 독립성을 부여받게 됐다.

    경남시군체육회장협의회 이승화 초대 회장이 민선체육회장의 방향과 비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경남시군체육회장협의회 이승화 초대 회장이 민선체육회장의 방향과 비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도내 새 민간체육회장들은 체육회 예산의 안정적인 확보와 직원들의 고용보장 등 체육회의 법적인 근거를 강화하고, 비영리단체인 체육회의 법인화를 비롯해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공존 등에 우선적으로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첫 해인 만큼 과제도 많다. 민간체육회장 체제가 기존 체육회가 보여준 부정적인 요인들을 불식시킬수 있을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 생활체육을 더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 기대도 되지만 첫 시행인 만큼 시행착오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지난 5월 경남시군체육회장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승화 산청군체육회장에게 경남 민선체육회장의 방향과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 회장은 2년간 초대 경남시군체육회장협의회장을 맡아 경남 체육 발전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첫 경남시군체육협회장협의회장을 맡게 됐다. 소감은?

    △초대 경남시군체육협의회장이라는 자리를 맡게 되어 참으로 마음이 무겁다. 우선 모든 시군의 체육회가 경남도체육회와 유기적 관계를 통하여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30여년 체육회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경남도민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경상남도 체육회와 잘 협조하고 소통하는데 저의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

    -기존에 지자체장이 당연직 체육회 회장을 맡으면서, 체육회 사조직화 논란 등이 있었다. 민간체육회장이 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 및 역할은 무엇인가?

    △각 지자체마다 환경이 다르겠지만 체육회의 사조직화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이제까지 정치인 출신이 체육회의 수장을 독점해서 많은 부작용이 있었기에 법이 개정된 것이 아니겠나. 과거에 정부와 기업 간의 정경유착으로 사회문제화됐지만 결국 여러 노력으로 정경분리가 됐듯이 법 개정 취지에 맞춰 체육 행정을 펼쳐 나가기만 한다면 자연스럽게 정치와 체육은 분리될 것이라고 본다.

    민간체육회장이라는 단어가 아직은 좀 어색하다. 김영삼 정부에서 시작된 지방자치제에서 처음 민선 시장·군수를 호칭할 때 어색했듯이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OO체육회장으로 바뀔 것이다.

    체육 업무에 있어 그동안의 당연직 회장과 달리 민간 체육회장이라고 특별히 달라질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체육인이 선출한 체육회는 지방행정에 속해 있었던 체육행정과 달리 체육행정의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던 질병관리본부가 이번에 질병관리청으로 독립된 것은 질병 관리를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관리를 잘하기 위해 정부조직법을 개편했듯이 민간체육회장의 역할도 신속·효율성에서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초대가 주는 책임감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많은 선례가 초대에서 결정되는 것이니까 제가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경남시군체육회장협의회의 역할과 과제는?

    △경남시군체육협의회는 문자 그대로 시군이 협의하는 협의체이다. 특별한 역할이 주어진 것보다는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렸다. 각 시군마다 주어진 조직과 여건이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체육협의회를 통해서 잘 되는 곳은 벤치마킹하고 잘 안 되는 곳은 타산지석으로 여기면서 우리 체육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지자체와 도체육회와의 관계를 잘 설정하여 독립된 체육행정을 펼쳐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산청군체육회장으로서도 지역 체육발전을 위해 힘써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지난 6월 15일은 남북정상회담 20주년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노인 학대 예방의 날’이기도 하다. 얼마나 노인을 학대하기에 이런 날을 제정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우리 사회 속 노인의 외로움과 빈곤 현상은 통계를 보더라도 악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은 노년층에 대한 빈약한 사회 안전망을 드러냈다. 최근 최영애 국가 인권위원이 “코로나19로 노인이 가진 취약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으므로 우리 사회는 취약계층 노인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을 점검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권은 소중한 가치로 고려돼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전 세계 노인의 코로나19 치명률은 전체 사망자 평균의 5배에 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인해 이동이 제한돼 노인들의 소외 현상은 더욱더 가중되는 현실이다. 뜬금없는 노인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지도 몇 년이 지났고 우리 산청군도 초고령사회로 나아간 지가 10년도 훨씬 넘었다. 노인 문제는 체육이 해결의 열쇠가 돼야 한다. 지금 실버 계층의 체육 사업이라면 게이트볼 정도가 고작이다. 군민이 행복해야 산청군이 행복하지 않겠나. 코로나로 인한 면역성 증대와 취약 계층의 사회 안전망 확보를 위해 실버 계층의 건강 체육 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과제이다.

    -경남도체육회와 협조, 소통도 필요해 보인다. 지역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항상 무슨 일이든지 인사와 예산을 가진 자가 갑의 입장이라고만 바라본다면 우리 체육회는 을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갑을관계로만 볼 것이 아니라 경남체육회가 경남도와 의회에서 잘 협조할 수 있도록 우리 협의회가 단결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만나서 대화만 자주 한다는 것이 소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자주 만나야 되겠지만 실질적으로 우리 경남 체육인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가려운 데를 만져 주는 것이 소통이라 생각한다. 제 자신이 산청군의 탁구선수 생활을 한 체육인 출신으로 어느 누구보다 체육인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그분들의 어렵고 힘든 부분을 함께 나누고 싶다.

    경남체육회가 도민의 입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시군협의회도 도민과 체육인의 편에서 일하는 것이므로 소통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역 체육발전을 위한 중점분야와 과제는?

    △체육은 누가 뭐라 해도 예산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역 체육 발전을 위해서는 체육회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먼저 지자체장들이 열린 마음으로 예산과 행정업무 등을 지원해 체육회를 도와준다면 지역 체육 발전을 한 발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민선체육회장 시대가 열렸다지만 여전히 시군 체육회 독자적으로 체육회 예산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지자체의 예산 지원은 물론 대한체육회 역시 체육발전을 위해 보다 깊은 관심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본다.

    ☞ 이승화 회장은? 산청군이 고향으로 2005년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7년 진주국제대학교 경찰행정학부를 중퇴했다. 산청군새마을지회장과 산청군재향군인회 회장을 지냈으며 제7대 경남도의회 의원, 제7대 산청군의회 의원, 산청군의회 후반기 의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산청군지체장애인후원회 회장도 맡고 있다.

    글·사진=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용훈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