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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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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자율과 조화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김창환(변호사)

  • 기사입력 : 2020-08-17 2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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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래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이 서로 충돌하여 올바른 결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진보, 보수로 완전히 편이 나누어져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회의가 들 만큼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 나는 이번 칼럼에서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독자들은 위 글귀를 보고 생소하게 느낄지 모르지만, 위 문구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그대로 나와 있다. 필자는 법대생 시절 헌법을 수도 없이 읽었으나 위 문구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최근 우리 민족의 정신이 깃든 민주주의에 대하여 고민하면서 비로소 대한민국 헌법에 우리 민족이 오랜 동안 지켜온 가치인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를 천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율이 무엇인가? 바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격완성에 힘써 스스로 자제하여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화는 무엇인가? 모든 생명들이 서로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공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과 사람이 조화롭게 살아야 하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로워야 한다. 서구의 민주주의는 투쟁의 역사였다. 그러나 투쟁만으로 만인이 행복한 시대는 오지 않는다.

    이제는 서로 생각이 다를 지라도 서로를 인정하면서 조화롭게 사는 세상이 와야 한다.

    공자는 논어의 자로 편에서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고 하였다. 다른 사람과 생각을 같이하지는 않지만 조화롭게 사는 것이 군자의 모습이요, 겉으로는 같은 생각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조화롭지 못한 것이 소인의 모습이라는 의미이다.

    바로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민주주의는 서양에서 들어온 자유민주주의 틀 속에 동양의 가치인 ‘자율과 조화’의 사상을 심어 넣은 동·서양 융합의 민주주의이며, 서양의 물질적이고 개인주의적 민주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21세기의 새로운 민주주의 사상이다.

    이제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만 챙기는 소인배의 행태에서 벗어나 먼저 자신의 인격을 갈고닦아 스스로 자제할 줄 알고 생각이 다를지라도 상대방을 진심으로 존중할 줄 아는 조화로운 군자의 삶을 살아간다면 대한민국 정치는 선진국들이 부러워하는 일류 정치가 될 것이다.

    김창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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