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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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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기자세상] 친환경 대명사 ‘에코백·텀블러’의 역설

텀블러 씻을 때 쓰는 세제, 환경에 악영향
에코백은 최소 130번 이상 사용해야 도움

  • 기사입력 : 2020-11-11 08: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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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 보호를 위해 에코백과 텀블러를 사용합시다’ 등의 문구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문구이다. 다양한 환경 캠페인에서도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에코백을 사용해야 한다며 에코백을 나눠주기도 하는 등 에코백 사용을 권장하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당연히 에코백과 텀블러를 사용하면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정말로 그럴까?

    텀블러 사용으로 인해 실제로 일회용품 플라스틱 컵이나 빨대, 종이컵홀더의 사용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많은 카페에서는 각자 자신의 텀블러를 가져가면 그 텀블러를 씻은 뒤 음료를 담아준다. 하루에 수십, 수백명의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 수의 카페에 방문하는데 그 사람들 모두의 텀블러를 씻을 때에 사용되는 세제의 양도 당연히 급격히 늘게 되고, 세제의 사용으로 또 다른 환경오염이 유발될 우려가 있다.


    또 영국 환경청(2011)에 따르면 에코백은 실제로 비닐봉지, 종이봉투와 비교하면 환경에 악영향을 덜 끼치는 편이지만 각 제품을 만들 때의 탄소 발생량을 생각했을 때, 최소 130번 이상 에코백을 사용해야만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즉, 아무리 에코백이라도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비닐봉지, 종이봉투 등과 같은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전에 에코백이 저렴한 가격과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가방이라는 점에서 갑자기 유행하게 되면서 환경을 위해서라기보다 유행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늘었었는데, 그렇게 구매하고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엔 환경 보호에 대해서는 전혀 의미가 없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우리가 이제까지 당연히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에코백과 같은 면 또는 천으로 제작된 가방이 환경 보호라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몇백, 몇천 번 정도 사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우리 주변에서 에코백을 몇백, 몇천 번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생각보다 힘들다. 그러므로 우리는 ‘환경 보호’라는 보이는 말에 현혹되어 무작정 텀블러를 사용하고 에코백을 구매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환경을 보호하는 행동이 될 수도, 도리어 환경에 해를 끼치는 역설적인 행동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뇌어야 한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강정은(김해수남고 2년)
    강정은(김해수남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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