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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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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살던 집을 뒤쪽으로 옮기면 흉할까

  • 기사입력 : 2021-01-29 0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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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예부터 사람의 운명은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산천에 의해 크게 좌우되며, ‘산천이 생기롭고 유정하면 뛰어난 인재가 난다’는 ‘인걸지령론(人傑地靈論)’을 중시했다. 이는 어찌 보면 좋은 환경에서 자라야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와도 그 맥을 같이 한다.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는 LG그룹 창업자인 구인회 회장 생가와 GS그룹 창업주인 허만정 회장 본가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 지수면의 대표적인 곳이 구인회 생가이다. 구인회 생가는 심방산이 조종산(祖宗山·주산 위에 있는 주산)으로 그 산줄기가 뻗어 내려와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조선시대의 ‘유명고택’이나 ‘부잣집’은 배산임수(背山臨水)를 갖추고, 주산(뒷산) 형상이 병풍산이며, 집 뒷산이나 뒤뜰에 대나무를 식재한 곳이 많다. 구인회 생가 역시 병풍산과 함께 집 앞에는 ‘소류천’과 청원리 지철소류지에서 발원한 ‘지수천’이 있어 배산임수의 전형적인 틀을 갖췄다. 게다가 뒤뜰에는 대나무를 식재해 지기(地氣)를 강화시킴과 동시에 꽤 떨어진 주산과의 사이에서 불어오는 흉풍과 살기(殺氣)를 대나무 숲이 막도록 했다. LG와 GS 가문은 함께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분리·독립할 때까지 세상을 시끄럽게도 하지 않았고 사람들의 입방아에도 오르지 않았다. 지혜가 뛰어난 LG와 어진 GS 가문이 ‘인걸지령’의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한다.

    얼마 전 정년퇴직 후 모친과 함께 살고자 고향인 지수면에 구옥을 허물고 신축 가옥을 짓기 위해 터의 길흉 분석 및 신축할 가옥과 대문의 위치 등에 관한 풍수 감정을 의뢰한 이가 있었다. 구인회 생가의 주산인 심방산의 반대편에 위치한 ‘의뢰인의 생가’는 주변 산이 감싸고 있는 병풍산과 남강을 갖춘 배산임수의 지형이었다. 심방산의 지맥(支脈)이 평지 형태와 솟구침을 반복하면서 생가 터를 거쳐 남강에서 최종 멈췄으며, 외부에서 불어오는 흉풍과 살기는 생가를 둘러싼 병풍산이 막아주고 있었다. 생가 터는 장풍득수(藏風得水·바람을 순화시키고 물을 얻음)가 된 무해지지(無害之地·해를 끼치지 않고 노력에 따라 성공하는 땅)의 상급에 속하는 길지(吉地)였다. 마을 입구의 수구(水口·생기가 드나드는 곳)는 산과 산 사이의 좁은 길이어서 생기가 쉽게 빠져나갈 수 없게 돼 있었다. 마을 입구가 너무 벌어져 있으면 생기가 모두 빠져나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수구가 좁은 이곳 마을은 필자의 예상대로 건강장수마을이었으며 의뢰인의 모친 또한 90세가 넘었지만 정정하게 살고 있었다.

    집 앞 도로는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정도로 폭이 좁았으며 대문은 도로를 마주 보고 있어 차가 진출입하는 데 불편을 많이 겪고 있었다. 이런 도로(도로=물)를 ‘할각수(割脚水·대문과 접한 좁은 도로)’라 하는데, 생가는 담장과의 거리가 꽤 되어 문제없지만 만일 담장 가까이에 있는 집이라면 ‘고단하고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흉한 도로’로 본다. 대문은 바로 치는 바람을 피하고 원활한 진입을 위해 진입로 방향으로 약간 틀었으며, 향(向·집의 앞쪽 방향)은 노적가리 형상의 노적봉(露積峯)을 보게 하여 집안에 재물이 가득 쌓이도록 했다.

    신축 가옥을 구옥의 뒤쪽으로 옮겨 지어도 되는가를 묻기에 땅 기운을 측정한 결과 문제될 것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앞마당도 넓어지므로 그렇게 할 것을 권유했다. 풍수에서는 앞마당을 전순(氈脣)이라 하여 재물로 여기므로 넓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여 있는 집 뒤에는 반드시 남천이나 쥐똥나무, 황금측백 같은 담장 대용 나무의 식재를 당부했다. 신축가옥의 마당이 넓어지면 마당 좌우측과 전면에서 치는 흉풍과 살기로 인한 건강이 염려돼 마당 좌우측에는 창고나 찜질용 황토방, 작업실 등을 지어 전체 집 형상이 ‘ㄷ’자가 되게 할 것을 당부했으며, 바람이 통하지 않는 ‘밀폐형 대문’을 설치하도록 했다. 끝으로 가설계도면이 나오면 생기를 가장 취할 수 있는 배치, 청정한 집안이 되기 위한 ‘바람길’을 고려한 배치를 알려주기로 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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