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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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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새로운 출발(Fresh Start)- 이재수(국민연금공단 창원지사장)

  • 기사입력 : 2021-02-03 20: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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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언제나 행복을 추구한다. 우리의 최종 목적은 행복한 삶이다. 소소한 일상에 만족하고 기쁨을 느끼며 마음이 흐뭇한 상태가 바로 행복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걱정 근심이 사라진 무심한 마음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워하던 추억, 창 넓은 정갈한 카페에서 향긋한 차를 마시며 고요와 평안을 느낀 순간, 다정한 눈길을 건네며 도란도란 일상의 얘기꽃을 피우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은 아련한 옛 기억이 되었다. 잊고 싶은 묵은해는 떠나고 새로운 한 해가 밝았지만, 행복을 앗아간 코로나19 팬데믹의 터널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살갗에 파고드는 오싹한 겨울바람보다 더한 공포가 차가운 대지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전혀 없고, 특히 자연은 자연스럽게 변한다. 조만간 추위는 기세가 한풀 꺾이고, 바람은 포근하고, 햇살은 곱고 따스할 것이다. 남녘에는 벌써 수선화가 꽃봉오리를 맺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에도 새순이 움트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혜택을 볼 날도 그리 멀지 않았고, 움츠리고 빠듯했던 경제와 고용도 조만간 부활의 나래를 활짝 펼 것이다. 머잖아 위축되고 굳어진 마음도 점차 펴지고 유연해지며 작고 소박한 일상에서 뿌듯한 행복을 느낄 것이다. 오직 봄을 그리며 엄동설한을 묵묵히 참고 버티는 자연처럼, 절망 속에서 희망의 끈을 포기하지 않으면 설렘으로 가득한 내일을 꿈꿀 수 있다.

    흰 소의 해 신축년을 사뭇 낯선 공간에서 어색하게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주어진 여건과 맞닥뜨린 환경이 변했으므로 반복적인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진 루틴(routine)을 새롭게 만드는 시간이다. 오랜 세월 동안 몸에 배어 있는 익숙함과의 결별은 적잖은 고통이지만, 오직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 다른 도리가 없다. 굳게 다짐한 결심은 서서히 옅어지고 바래지겠지만, 희망의 불꽃이 사그라지지 않는다면 위축된 마음도 유연하게 풀리지 않겠는가. 다행스럽게 반갑고 기쁜 소식이 들린다. 65세 이상 어르신께 드리는 기초연금이 월 최대 30만원으로 인상되고,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이 7%를 넘길 전망이다. 겨울의 한복판에서 따뜻한 봄이 서는 곳으로 조금씩 옮겨가듯 우리의 마음도 새롭게 출발했으면 좋겠다.

    이재수(국민연금공단 창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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