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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0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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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승려, 중, 스님- 조윤제(창원자치부장)

  • 기사입력 : 2021-03-11 20: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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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 출가해 수행과 포교 등을 실천하는 종교인을 우리는 ‘승려(僧侶)’라고 한다. 승려는 종교적 의식을 집행하고 인간과 신 또는 부처 사이에서 매개의 직무를 행한다. 하지만 승려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결함이 있거나, 나쁜 버릇이 있는 사람, 노름쟁이, 빚이 있는 사람 등은 승려가 될 수 없단다.

    ▼승려를 또다른 말로 ‘중(衆)’이라고 부른다. 승려가 대중과 화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중’이라고 부른 모양이다. 승려라는 단어가 불교를 숭배하는 종교인을 깔끔하게 지칭한다면, 중이라는 단어는 어감상 승려보다는 현격히 비하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못된 행동을 하거나 사회적 지탄을 받는 승려를 ‘땡 중’이라고 비하하기도 하고, ‘중이 고기 맛을 보면 법당에 파리가 안 남는다’는 불편한 속담도 생긴 모양이다.

    ▼중을 높여 부르거나 중이 자기의 스승을 지칭할 때 ‘스님’이라고 말한다. 본디 뜻은 그렇지 않은데, 중이라고 부르면 약간 섭섭해 보이고 스님이라고 하면 뭔가 있어 보인다. 단어에 ‘님’이 붙어 있기 때문이리라. 수행 기간이 길고 덕이 높은 승려 또는 큰 업적과 시대적 족적을 남긴 분을 우리는 ‘큰스님’이라고 부른다. 일반 스님들 보다 큰스님을 한번 만나기가 쉽지 않다. 108배 정도 해야 만나주는 큰스님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5일 오후 전북 정읍 내장산에 위치한 천년 고찰 ‘내장사 대웅전’에 불을 지른 50대 승려가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사찰 관계자들과 마찰을 빚다 홧김에 술을 마시고 대웅전에 인화물질을 뿌린 뒤 불을 질렀단다. 그럼 사찰에 불을 지른 이 50대 종교인을 과연 어떻게 불러야 할까? 필자의 생각으로 그는 승려도, 중도, 스님도 아닌 자신과 신도들의 종교적 도량을 잿더미로 만든 방화범, 즉 범죄자에 불과할 것이다.

    조윤제(창원자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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