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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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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시민 ‘방역 호소문’ 낸 진주시공무원 노조

  • 기사입력 : 2021-03-16 20: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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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공무원노조 진주시지부가 시내 한 목욕탕 발 코로나19 확진자 무더기 발생 사태와 관련해 발표한 ‘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에 눈길이 간다. 코로나 집단 감염 사태를 미리 막지 못한 데 대한 송구함을 표하고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공직자들의 고충도 이해해줄 것을 호소한 것이 골자다. 호소문 중 ‘24시간 선별 진료소를 가동하고 안전숙소 운영과 해외 입국자 안내, 자가 격리자 관리, 중점 관리 시설 점검 등에 매진하고 있지만 결과가 좋지 못해 송구하다’고 고개 숙인 장면에서는 안타까움마저 느껴진다.

    진주 시내 한 목욕탕 발 코로나19 확진자가 6일 만에 149명으로 까지 늘어나면서 시의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대규모 전파 우려가 있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행정 공무원들이 방역 최일선에 서는 것은 맞지만 행정의 노력만으로 복잡다단한 방역문제를 ‘도깨비 방망이’ 두드리듯 해결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든다. 요금을 선납하고 월 단위로 매일 이용하는 시민이 200명 이상으로 알려진 목욕탕의 운용 실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면 방역 당국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행태의 집단감염이 단순히 단속·점검 부실 때문이라고만 할 것인가. 증세가 있는 시민 50여명이 선별진료소를 찾지 않고 병·의원에서 진료부터 받았다는 게 사실이라면 이 또한 당국만 비판 받을 일은 아니다.

    지금은 누구의 잘못을 탓하고 비난부터 할 시기가 아니다.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를 서로 고민할 시점이다. 시민이나 행정기관이나 서로가 자신의 방역 역할에 충실할 때다. 원론적인 입장에서 보면 방역의 주체는 시민 자신이다. 개별 주체들의 전체를 아우르는 사회의 광범위한 방역 태세를 살피는 것은 당연히 행정기관의 몫이니 그 역할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다. 진주공노조가 ‘비난은 달게 받겠지만 지금은 어느 누구도 우리를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한 대목에서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19도 시민과 당국의 공동 노력으로 언젠가 끝이 보일 것이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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