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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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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지역사회의 혁신- 최원주(경남ICT협회 거제·통영지회장)

  • 기사입력 : 2021-03-16 20: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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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분야나 ICT 업계에서 혁신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말 그대로 진부한 옛것을 타파하고 새롭게 하자는 의미다.

    그 덕에 많은 것이 변했다. 모든 물건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물인터넷이 일반화됐고,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가 실생활에 등장했다. 공상만화에 나올 법한 가상현실도 고글 하나로 체험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제는 최신 기술 분야를 넘어 산업 전반적인 곳에서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콘텐츠 분야 역시 혁신을 떼놓고 말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러나 글과 말, 사진과 영상으로 승부하는 콘텐츠 분야는 기술 분야와 다르게 전에 없던 것이 나오기 힘든 곳이다. 더욱이 스마트 기기 대중화로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유통·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남과 차별되는 자신만의 콘텐츠는 더욱 중요한 덕목이 됐다.

    이제는 인쇄기나 정기간행물 면허가 없어도 텍스트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할 수 있고, 인화하지 않고서도 사진을 주고받을 수 있다. 방송 면허나 고가의 촬영 설비 없이 동영상을 송출할 수 있고, 말을 전달할 때도 전파 송신탑이 필요치 않은 세상이 됐다.

    이런 세상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사물(Things)을 달리 볼 줄 아는 남다른 시각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도 마찬가지다. 거창한 혁신이 아니더라도 생활하는 모든 것, 심지어 과거의 것들도 혁신의 이름으로 새롭게 이해될 수 있는 것이 많다. 최신의 것이 꼭 혁신적이라는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한다.

    조상들은 산중턱의 기울어진 땅에는 벼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계단식 논을 만들어 냈다. 지역사회 속 혁신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 혁신에서 시작된 혁신은 이제 광고에도 나오고 ‘혁신’학교를 넘어 ‘혁신’도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혁신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다. 전부터 해 오던 것, 으레 그러려니 하던 것부터 다시 돌아보고 바꾸려는 노력이 혁신이다. 옛 사람들이 계단식 논을 만들기 위해 한 방에 앉아 토론을 했을 때처럼.

    최원주(경남ICT협회 거제·통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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