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촉석루] 수경재배 농법- 장영호(경상남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 기사입력 : 2021-03-17 20:21:27
  •   

  • 사람도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 것처럼 작물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작물이 먹는 질소는 두 가지 꼴이 있다. 하나는 암모니아태 질소이고, 다른 하나는 질산태 질소다. 어떤 작물은 암모니아태, 또 다른 작물은 질산태를 좋아한다. 이렇듯이 작물도 자라는 시기와 품종별 생장속도에 따라 필요한 식단을 짜 배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농사기술이 바로 수경재배 농법이다.

    수경재배는 토양을 대신한 배지 또는 물에서 식물을 기르는 것을 말한다. 수경재배의 역사는 토양구조 생산성, 토양 내 병충해 해결 수단으로 시작하여 2차 대전 이후 상업적 온실로 유럽과 미국에서 실용화되었다. 일반적으로 수경재배의 장점은 영양분을 식물체가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물에 녹여 재배하므로 공급과 제어가 가능하여 어떠한 독성물질도 나타날 위험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유기농재배가 친환경 농법이며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고, 수경재배는 화학비료만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안전한 농산물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으나, 식물이 흡수하는 비료는 퇴비나 유기물을 자체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비료와 같은 무기상태의 이온을 흡수하여 생장하는 것이다. 물론 검정된 퇴비를 이용한 유기재배의 경우 장점이 있을 수 있으나, 일부 생산자의 무분별한 퇴비의 과용이 토양과 수질을 더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도 묵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하면 수경재배는 환경 친화적인 농사기술이다.

    수경재배의 최고 정점인 기술로 요즘 세간에 떠오르는 ‘해가 지지 않는 온실 수직농장(verticalfarm)’이 있다. 수직농장은 새로운 농법이 아니라 수경재배방식에 태양광의 햇빛 대신 LED 인공광을 하나 더한 시스템농업이다. 좁은 면적과 공간에서 고도의 정밀 환경제어기술을 이용하여 토지생산성과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수경재배의 정점기술인 식물공장, 즉 수직농장이 미래 지구촌의 식량문제와 급변하는 기후문제의 대안농법으로 각광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아가 우주에서 그리고 깊은 바닷속에서 농사를 짓을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아 다가올 것이다.

    장영호(경상남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