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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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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0년 만의 행정구역 조정- 김경희(창원시의원)

  • 기사입력 : 2021-03-22 20: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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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봐도 쉽사리 납득할 수 없는 현재 의창구와 성산구의 행정구역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이 이야기는 1992년 3월 24일 제14대 국회의원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1991년 12월 31일 창원시는 인구증가로 인해 국회의원 정수가 조정되고, 이때 갑과 을 2개의 국회의원 선거구로 분리되었다. 그런데 당시 정치인들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선거구를 분할하다 보니 반송동과 용지동이 지리적으로 인접함에도 정치적 목적에 의해 시민들은 이해하기 힘든 기형적인 형태로 두 개의 선거구가 획정되었다. 창원판 게리맨더링인 셈이다. 문제는 2010년 7월 1일 통합 창원시가 출범했지만, 기존의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선거구를 토대로 5개의 행정구역을 확정하면서 지금까지도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손쉽게 자신이 사는 지역의 관할 정도는 확인할 수 있어야 함에도 창원천 중간을 잘라먹는 듯한 기괴한 경계 때문에 관할지역을 쉽게 알 수 없는 것은 물론, 용지동 주민이 성산구청을 찾아가 발걸음을 돌리거나, 의창구청에 접수할 민원을 반송동 행정복지센터에 잘못 접수하는 등 연접하고 있는 두 행정동이 관할구가 달라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적잖이 들려왔다.

    최근 창원시는 작년 8월부터 의창구-성산구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해 주민여론조사 등을 거쳐 현재 입법예고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창원특례시 정식 출범을 준비하는 창원시로서는 지금이야말로 잘못된 부분들을 고쳐가는 적기라고 판단한 듯하다.

    시에서 추진하는 행정구역 조정안대로라면 선거구 조정도 불가피하다 보니 “이번 조정으로 인해 나의 정치생활에 혹시 어떤 변화가 생기진 않을까?”라는 염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것이 정치인으로서 느끼는 솔직한 심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 창원시민분들께서 소중한 표를 모아 세워주신 창원시의회 의원이다. 시민들이 제기해 온 의문들과 그 불편들을 이미 알고 있는 이상 새로운 변화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 염려된다 해도 다수의 시민이 원하는 변화라면 나는 기꺼이 앞장서서 그들을 대변하고 싶다. 시민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것이 내가 시의원으로서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난 30년간 불합리하게 존치되어온 의창구-성산구 행정구역을 조정하겠다는 창원시의 입장을 지지한다. 힘찬 날갯짓으로 전국 최고의 특례시로 나아가는 창원시의 미래에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이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정답은 간단하다. 어려운 길일지라도 시민들이 원하고, 함께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반드시 선택해야만 하는 최선의 길이다.

    김경희(창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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