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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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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웃 안전 위해 자신 희생한 함양의 두 의사자

  • 기사입력 : 2021-03-23 20: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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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 호우 속에서 마을과 이웃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다 숨진 함양군의 이문우(사고 당시 66세)씨와 박덕만(75)씨가 의사자로 인정됐다. 보건복지부가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이들 두 의사자의 행위를 의롭고 숭고한 죽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문구·박덕만 의사자는 지난해 7월 13일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린 함양군 지곡면 보산리에서 마을 내 수로가 막혀 근처 주택과 농경지에 물이 넘치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재산 및 인명피해를 막으려 위험을 무릅쓰고 수로를 뚫는 작업을 하다가 갑작스런 급류에 휩쓸려 아까운 목숨을 잃은 분들이다. 이틀간 무려 170mm의 호우가 집중된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이웃의 안전을 우선하다 희생됐으니 실로 의롭다 할 것이다.

    이번 의사자 인정 보도를 접하면서 지난 2018년 1월 19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밀양세종병원 화재 사고 당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로 일하다 끝내 숨진 김점자(사고 당시 49세)·김라희(당시 36세) 의사자의 사례도 함께 떠올린다. 두 의사자 역시 불이 나자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거동 불편 환자들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키다 희생됐다. 모두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만 이런 의사자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으면 당시 상황은 아마도 더 나빠졌을 것이다. 그들의 의로운 행동은 그래서 더 많은 울림을 준다.

    의사상자는 사전적 정의 그대로 직무 외의 행위로 위해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 행위를 하다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사람이다. 모두의 공통점은 자신의 안위보다 모두의 안전을 우선했고, 그것을 위해 몸을 내던졌다는 점이다. 사회가 그들에게 무한한 경의와 사의, 그리고 숙연함을 갖는 것은 누구나 결코 쉽게 할 수 없는 의로운 일을 행했기 때문이다. 공동체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각박한 현실이다. 오직 나만의 이익만 추구하고 남은 안중에 두지 않는 게 현대의 모습이다. 그런 현실에서 이런 의사상자는 사회라는 공동체가 그마나 최소한의 명맥이라도 이어가게 하는 너무나도 숭고한 존재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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