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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묵은 갈등 풀 도전 시작한 창원 수정마을

  • 기사입력 : 2021-03-28 20: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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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마산합포구 수정마을이 오랜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수정마을공동체회복추진위원회가 지난 26~27일 ‘수정마을공동체 회복 워크숍 〈Resujeong ; 수정, 다시 빛나리〉’를 개최, 공동체 복원에 나선 것이다. 대대손손 함께 살아온 어촌 마을 공동체였던 수정 마을의 분열은 15년 전인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TX 공장 유치를 놓고 주민들이 찬성과 반대로 갈라져 극심한 반목과 갈등을 겪었다. 여기에는 자치단체와 기업의 잘못도 크다. 수정만 매립지를 서민 아파트 부지에서 공장부지로의 용도 변경, 밀실 행정, 기업의 금품 회유 등이 주민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했다.

    세월이 흘러 2011년 STX는 수정만 조선소 유치 포기를 선언했고 당시 박완수 창원시장은 수정산업단지 폐지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주민 반목과 갈등은 그대로였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면서 강산이 한번 반이 바뀌었어도 한번 잃은 신뢰는 주민 상호 간 불안과 상실, 우울과 분노를 계속해서 이어가게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신뢰 회복의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수녀원과 일부 주민, 종교계, 지역 시민 사회가 나서 ‘수정마을공동체회복추진위원회’를 결성했고 지역 문제 해결 플랫폼인 ‘경남 1번지’는 해법 모색의 장을 마련했다. 26~27일 열린 ‘수정마을공동체 회복 워크숍’은 이런 가운데 문제 해결의 첫 단추를 푸는 작업이었다.

    워크숍에는 관련 기관과 지역재생 전문가, 주민이 참여했고 △수정마을 문제 브리핑 △전국 10개 지역 재생 추진 사례 전문가 발표 △지역 재생 관련 자유 토론 △주민 토론 등이 진행됐다.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고 공동체의 갈등 등에 대한 많은 사례가 발표되기도 한 만큼 수정 마을 공동체 회복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그렇게 돼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 인지를 가리고자 해서는 안 된다. 당시는 모두가 옳았고 지금은 모두가 피해자다. 이는 동시에 모두 가해자란 이야기도 된다. 주민 스스로 뒤로 물러나 당시를 성찰해야 한다. 그래야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과거의 수정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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