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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 올림픽 그리고 참돔- 이학도(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통영보증센터장)

  • 기사입력 : 2021-03-29 20: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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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통영권역보증센터(이하 통영농신보) 센터장으로 부임해 2년째 근무하고 있다.

    농신보는 담보력이 미약한 농어업인들에게 신용보증을 발급함으로써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기관이다. 시골 오지에서 태어나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몸으로 느끼면서 자랐기 때문에 통영에서 보람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부임했다.

    산양 일주도로를 지나가며 차를 타고 그냥 스치기에는 아쉬운 곳, 달아공원에 내려서 바람이라도 손에 쥐어 보고 싶은 곳이 통영이기도 하지만 가두리양식어업의 주산지이기도 하다.

    부임하자마자 코로나로 인해 가두리양식업에 종사하는 어업인들의 아픈 사연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적정 출하시기인 1㎏을 초과한 2㎏ 넘는 대형 참돔이 가두리에 가득했다. 통영 참돔의 많은 물량이 대구로 출하되는데 코로나로 인한 소비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에서 올림픽 특수를 위해 비축한 참돔이 작년 올림픽이 연기됨에 따라 국내로 수입되어 참돔가격이 폭락하였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참돔 일본산 수입물량은 3911t으로 2019년 2716t 대비 43% 증가하였다.

    며칠 전 도쿄 올림픽을 개최키로 하였으나 무관중으로 개최하고 해외 선수들 참여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참돔 수입물량은 계속 유입될 전망이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 적정 출하시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따뜻한 수온으로 국내산의 절반 밖에 걸리지 않아 금년에도 물밀 듯 들어오는 일본산 수입참돔을 막기에는 특단의 정부대책 없이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출하 적정시기인 1㎏ 참돔은 생산원가 만원대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8천원대로 가격이 형성되고 있으나 이 가격대에도 소비감소로 판매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물량이 출하되어야만 계속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 치어 구입 후 적조와 태풍의 재난을 극복하고 3년을 키워야 출하 가능한 참돔을 계속 사료를 공급하면서 버티기에는 이제 한계점에 도달했다. 방송과 스마트폰 동영상 검색으로 하루하루를 버겁게 버텨나가는 양식어민들의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

    국내 가두리 양식업계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늦었지만 구체적인 대책방안을 수립해야 할 상황이다.

    수입참돔에 대한 검역 강화, 원산지표시에 대한 단속 강화, 국내산참돔 출하량과 가격변동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일본산 수입 참돔에 대한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시름에 빠진 국내 양식어민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를 기대한다.

    이학도(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통영보증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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