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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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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작지만 큰 장유대성복지재단- 김태문(김해시 시민복지국장)

  • 기사입력 : 2021-04-13 20: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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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사회에 근대적 의미의 사회복지는 선교사들로부터 시작되었다. 1800년대 후반 조선사회는 호열자(콜레라)라는 전염병이 창궐해 한양에서만 하루 1500명씩 죽어 나갔고, 광화문 주변은 버려진 시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고 한다. 호열자에 걸려 죽지 못해 산 사람도 가족들에 의해 버려졌고, 주로 이들을 간호하고 돌본 사람은 정부 관리도, 가족도, 이웃도 아닌 선교사들이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억압받던 여성들에 대한 교육과 보호 활동을 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복지관인 ‘태화여자관’ 역시 선교사들이 세웠다. 당시 사회는 종교 활동을 할 여유도 헌금을 낼 형편도 없었다. 선교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포교활동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복지사업을 했던 것이다. 지금도 민간기업이나 종교단체 등에서 복지사업들을 많이 하고 있다. 대부분은 소외계층 후원이나 장학지원 같은 간접적인 복지사업들이고 직접적인 사업이라 하더라도 한두 가지 정도에 그친다.

    김해에 장유대성교회가 세운 장유대성복지재단이 있다. 2013년 설립된 이 재단은 지금까지 2000명 넘게 결식학생 급식 지원을 해 왔고, 400여명의 학생들에게 지급된 장학금도 3억원이 넘는다. 유아·임산부·장애아를 위해서는 활동교실을 노인들을 위해서는 청춘대학을 열고, 결식노인을 위해서는 무료경로식당과 도시락 배달사업도 벌이고 있다. 아동, 장애인, 노인에 이어 장학사업까지 마치 행정기관에서 운영하는 복지관처럼 그 분야가 넓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최근에 지원이 시작된 무료경로식당 외 행정기관의 특별한 지원은 없었다. 작년 하반기에는 장유대성교회가 9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매입한 750㎡규모의 3층 건물에 대성복지재단이 새 둥지를 틀었다. 연간 자체 복지 사업비만 6억원이 넘는다. 비용의 대부분이 후원금과 헌금들이다. 비록 종교적 관점에서 시작했다 하더라도 대성복지재단의 역할들은 지역 소외계층 복지에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 땅에 근대적 의미의 첫 복지사업들을 벌인 선교사들처럼 현장에서 실천하는 대성복지재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역 복지기능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의 여러 자원들과 행정이 더 협력할 필요가 있겠다.

    김태문(김해시 시민복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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