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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인 인권·복지향상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김태명(경상남도 장애인재활협회장)

  • 기사입력 : 2021-04-19 20: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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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제41회 장애인의 날’은 국가에서 지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이 날을 전후로 각종 기념행사와 유공자 포상 등이 이어지고 단골처럼 장애체험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휠체어를 타거나, 두 눈과 귀를 가려보고 보도를 횡단하는 등의 체험을 한 후 누구나 장애인의 고충을 이해하겠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해한다는 그 시간이 아주 잠깐이라는 것이다. 장애인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환경은 열악한 편으로 재가 장애인의 20명 중 1명은 한 달에 한번 외출하기도 힘겨워 하며, 대중교통 이용도 많은 불편과 차별을 감내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구대비 장애인 출현율은 그 나라 국민의 10%를 차지한다. 그중 90%가 후천적 장애인으로 선천적 장애보다 훨씬 많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산업재해나 안전사고, 교통사고 등을 당하면 당장 우리 중 누군가가 후천적 장애를 얻을 수도 있다.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향상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사회를 바꿀 때, 그리고 정부의 정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정책이 바뀌기 위해서는 당연히 일반 국민의 합의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일반 대중에게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편견을 해소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미래를 위한 인적투자이다. 2018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가구 월평균 소득은 비장애가구 월평균 소득의 53%수준이며, 실업률은 2.5배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위한 고용환경의 변화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장애청소년에 대한 교육, 진로 등의 지원이 우선되어 경쟁력을 갖춘 장애인들이 노동시장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고용이야 말로 장애인이 당당히 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할 수 있는 원천이자 핵심 과제이다. 이런 차원에서 경남장애인재활협회는 미래 꿈투자 지원 사업으로 두드림펀드(꿈지원)를 통해 꿈 있는 장애가정 청소년, 장애학생들이 역량 있는 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심코 장애인을 낮추어보지 않았는지, 장애인의 능력은 보지 않고 편견을 가지지는 않았는지.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향상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사회를 바꿀 때 가능하다. 그러한 바탕이 있어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한 사회가 가능할 것이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이라는 의미를 깊게 생각해봤으면 한다.

    김태명(경상남도 장애인재활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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