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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1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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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 시작됐는데… ‘일손 가뭄’에 타들어가는 농심

도내 농촌지역 인력난 심각

  • 기사입력 : 2021-04-19 21: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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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당 비싸게 주고라도 일할 사람이 있으면 다행인데…사람이 없습니다, 일할 사람이”.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됐지만 도내 농촌지역은 인력난 때문에 시름이 깊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농촌 인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던 외국인노동자 수가 급감한 탓이다. 턱없이 부족한 일손에 일부 농가에서는 수확을 포기하거나 재배 작목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19일 밀양 무안면 한 고충농가에서 농민이 고추를 수확하고 있다.
    19일 밀양 무안면 한 고충농가에서 농민이 고추를 수확하고 있다.

    ◇하늘길 막혀 외국인노동자 급감

    올해 2분기(4월 기준) 전국 농축산업에 배정된 외국인력(E-9 기준)은 860여명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3월 기준) 농축산업 외국인력 배정 규모는 1590여명, 2019년 2분기(4월 기준) 1630여명, 2018년 2분기(4월 기준) 2610여명이다. 지난해 4월 이후 외국인근로자 도입 규모는 6688명으로 전년 5만1365명 대비 4만여명 넘게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노동자 입국이 제한되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까지 전국 농축산업 외국인력 쿼터는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2분기 경남지역 농축산업에 배정된 외국인노동자는 102명이다.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경남의 평년의 배정 인력은 600여명선이다.

    더 큰 문제는 입국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이 출입국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 까닭이다. 3월 기준 외국인노동자 주요 입국국가 5개국 중 태국, 미얀마, 베트남, 네팔 등 4개 국가의 신규 입국이 모두 중단된 상태다. 캄보디아만 유일하게 신규 노동자가 입국 중이며 재입국의 경우 캄보디아, 태국에서 소수 인원만이 입국 중이다.

    ◇사람은 없는데 인건비는 오르고

    농번기인 4~6월은 1년 중 농촌이 가장 바쁜 시기로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봄철 농번기의 농촌 인력수요가 연간 농촌 인력수요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은 깻잎, 고추 등 시설작물 주산지 밀양, 진주를 포함해 본격 수확철을 맞은 양파 마늘 주산지 창녕, 합천, 함양, 이달 중순부터 녹차잎 수확이 시작되는 하동 등 곳곳에서 일손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연중 내내 파종, 수확이 이뤄지는 시설작물의 경우 외국인노동자의 의존도가 매우 높다.

    밀양 상동에서 깻잎 농사를 하고 있는 김응한(64) 전국깻잎생산자연합회장은 “우리 영농조합의 경우 외국인노동자가 예년에 비해 40%가까이 줄었다. 평년에는 100명 가까이 일했는데 지금은 5~60명 정도만 일하고 있다”며 “작년에 신청한 인원이 아직도 입국이 안되고 있다. 네팔은 아예 막혔고 캄보디아가 입국이 된다고는 하지만 워낙 소수라 수요에 맞추긴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그는 “깻잎은 작물 특성상 인력이 없으면 농사 시작이 안된다. 올해 농사를 포기하고 작목 전환을 한 농가도 5~6곳정도 된다”며 “내국인 인력 유입은 거의 없다. 7~80대 노인 약간명뿐이라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설상가상으로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있다. 인력이 귀하다 보니 인건비는 오르지만 일반 소비재와 달리 농산물은 가격을 크게 올릴 수 없어 농민들은 울상이다.

    밀양 무안에서 고추 농사를 하고 있는 이현희(52) 무안맛나향고추작목회장은 “작년 초에는 내국인 하루 일당을 6만5000원에서 6만9000원정도 줬는데 올해는 최소 7만5000원이고 보통 8만원을 부른다”며 “그래도 일할 사람을 못 구한다. 소수로 입국하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농촌보다 도시 공장을 더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 한창 수확기인데 제대로 수확이 안되고 있다. 보통 10일 주기로 수확을 하는데 지금은 인력이 없으니 15~17일 주기로 수확을 한다. 상품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지자체, 내·외국인 활용안 고심

    정부와 지자체, 농업 관계기관 등은 외국인 인력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내국인의 효율적인 공급을 위해 노력 중이다. 법무부는 ‘국내 체류 외국인 한시적 계절근로 허용제도’를 시행해 3월부터 국내 체류 중이지만 취업을 할 수 없는 외국인에게도 한시적으로 취업을 허용한다. 법무부는 기존에 취업이 불가능한 신분의 외국인 7만9000여명을 대상으로 올해 3월부터 내년 3월까지 약 1년간 농어업분야의 계절근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국내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취업활동 기간을 1년 연장한다. 지난 13일부터 올해 12월 31일 내 취업활동 기간이 만료되는 외국인근로자(E-9, H-2)가 대상으로 법무부는 대상자가 최소 7만명에서 최대 11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도는 도내 농촌고용인력지원센터를 지난해 9개소에서 올해 14개소로 확대 운영한다. 농촌고용인력지원센터는 구직자와 일손이 필요한 농가를 중개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각 지자체서 운영하던 것을 올해부터 지자체와 농식품부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센터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교통비, 숙박비, 작업도구, 상해보험료 등을 지원한다.

    도내 창원, 진주, 김해, 밀양, 의령, 창녕, 고성, 하동(2곳), 함양, 거창, 합천(3곳)에서 운영 중이다.

    경남도 농업정책과 박귀득 주무관은 “올해 국비를 지원받아 센터를 확대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예상 가능 중개인력도 평년보다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와 농식품부는 올 상반기 중 ‘농업분야 긴급인력 파견근로 지원사업(이하 파견근로사업)’을 시행한다. 파견근로사업은 농협의 인력파견업체인 (주)농협파트너스를 통해 내국인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개인 또는 법인 농업경영체에 파견근로자의 4대 보험과 식비·교통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인력지원센터의 중개가 상해보험 등 일부 비용만 지급하는 반면 파견근로사업은 4대 보험을 포함 인건비를 제외한 제반 비용을 모두 지원한다. 특히 파견업체가 농협의 자회사인만큼 농업 관련 인력풀을 구성해 숙련된 농업인력을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깻잎 등 일부 작물의 경우 일반 인력보다 숙련 인력이 필요한 만큼 농가의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농협에 따르면 도내 농가를 대상으로 사업 수요를 조사한 결과 의령, 밀양, 산청 지역에서 약 260여명이 신청했다. 농협중앙회는 기존 지원 규모를 440명으로 잡았지만 전국적으로 수요가 많아 지원 인원과 예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농식품부와 협의 중이다. 경남농협 농촌지원단 임재혁 과장은 “농촌인력지원 사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인력풀 구성이다”며 “숙련 인력을 공급할 수 있어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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