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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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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문학 속의 힐링- 김정희(수필가)

  • 기사입력 : 2021-04-22 19: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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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부터 웰빙(well-being)과 힐링(healing)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웰빙은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는 것이다. 힐링은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정신적으로 치유한다는 개념이다. 느리게 사는 삶, 여유를 되찾는 삶 등 양쪽 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을 일컫는다. 다만 웰빙이 건강을 위한 물질적인 삶의 질의 개선이 관심이라면, 힐링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멘탈적인 개선으로 극복한다는 점에 비중을 둔다.

    우리는 종종 다른 지역이나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곤 한다. 그 목적이 일이든 유람이든 모두가 일상을 벗어나는 일이다. 다른 지역의 문물을 체험하는 관광도 그중의 하나다. 사람들은 여행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견문을 넓히고 삶의 의미를 깨닫기도 한다. 가끔의 유랑을 통해서 해방감과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그런 매력이 코로나의 위험 속에서도 여행을 꿈꾸게 되는 까닭이다. 이는 곧 힐링의 한 방법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코로나 여파로 세상은 차분하다 못해 고요하다. 북적이던 터미널은 적막이 흐른다. 여행사 대표로 있는 지인은 코로나로 인한 사업상 어려움을 토로한다. 지구가 멈춰버린 듯한 이 상황에 사업을 접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단다. 코로나는 일상의 재충전이요 삶의 단비 같았단 여행을 우리에게서 멀어지게 하였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끼리끼리 다니던 여행길이 이제는 아득한 옛일처럼 느껴질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지루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디로 떠날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까. 부디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하고 그래서 마스크를 벗어 던진 환한 미소가 서로 그리울 뿐이다.

    코로나가 잦아들 때까지 당분간은 마음의 힐링 여행이 필요할 듯싶다. 감동과 치유의 시간을 나누어 주던 여행의 자리를 당분간 시가 대신하면 어떨까. 문학이 시민들의 답답하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여 거제문협에서는 손안에 쏙 들어오는 포켓 시집을 제작하여 시민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몸이 움직이지 못하는 현실에서 마음이나마 시의 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좋아하는 시 한 편이 가슴을 설레게도 하고 삶의 용기를 돋우기도 하고 정서적 사고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휴대하기 간편한 포켓 시집이 지친 마음을 힐링하도록 도와주고 싶은 것이다. 포켓 시집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손안에 꼭 쥐고 떠나는 길벗이 되었으면 싶다. 늘 곁에서 함께 하는 친구가 되었으면 싶다. 누군가로부터 위안을 받고 싶을 때 시 한 편이 그런 역할을 했으면 싶다. 혹은 비밀의 화원으로 인도하는 파랑새의 역할을 했으면 싶다.

    더불어 거제문협에서는 매월 3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그들의 작품과 작품세계를 발표하고 감상하는 ‘작가작품 낭독회 및 합평회를’ 실시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도 고무적이다. 집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쌓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때 누구든지 문학 감상의 자리에 동참하여 좋은 시를 읽으며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노래하게 하는 것이 시다. 삶의 여유를 찾아 포켓 시집과 함께 문학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코로나 시대에 맞은 유람이 되지 않을까. 차 한잔을 앞에 놓고 시집을 펼쳐 시 삼매경에 빠진 모습을 상상만 해도 힐링이 되는 듯하다.

    김정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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