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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촌의 희망, 함안청년이 밝힌다 - 정원식 (경남대 교수·함안군 지역공동체센터장)

  • 기사입력 : 2021-04-25 21: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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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에 소위 잘나가는 메이저급 언론들의 입에서‘소멸의 땅’,‘지방은 어떻게 사라지나’, ’미래가 없는 농촌’ 등의 글귀들이 부쩍 회자되고 있다. 공감대 형성 차원에서 반가운 일이기는 하나, 언제 이들이 지방과 농촌 문제를 그렇게 고민하고 공론화 이슈로 다루었던가. 서울과 수도권의 우월주의 성장을 고집한 채 지방지역의 문제는 시루떡 콩고물 정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 치부하지는 않았던가. 불균형의 심각성과 공멸의 위기감을 이제서라도 깨달았다면 다행이고, 중차대한 이들 문제를 한낱 가십거리로 삼은 것은 진정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요즈음 농촌의 문제는 심각하다 못해 참담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더 이상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 어둡기만 한 긴 터널 속에서 한 가닥 빛으로 다가오는 게 있으니 바로 함안 청년특공대의 자랑스러운 모습이다. 미래가 없는 소멸의 농촌이 아니라 희망과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은 뭉쳤고, 도시의 화려한 공간 대신 농촌의 진솔과 우직함을 택한 것이다. 함안에 ‘청년인싸’를 조직하였고, 몇 년 전부터 ‘청년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농촌과 농업을 블루오션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은 말이산고분군, 고려동유적지, 입곡공원, 악양생태공원 등을 함께 돌아보며 청년공동체로서의 역량을 다지고 도시청년들에게 희망을 고한다.

    ‘청년인싸’의 힘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기존의 청년리더들과 다시 뭉쳐 농촌 블루오션의 가능성을 공감하고 그 외연을 넓혀 나갈 작정이다. 더 많은 희망과 높은 꿈을 향해 사회적협동조합 법인을 출범시켜 농촌마을만들기 자치사업을 주도해 나가려고 한다. 이는‘청년친화도시, 함안군에게 물으면 답이 있다’라는 경남의 공모사업 선정으로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고, 청년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여기에 청년정책 패러다임의 획기적인 전환을 위한 함안군의 행재정 지원과 기성 지역공동체조직의 멘토와 노하우가 거들어져 명실상부한 로컬거버넌스 체제가 갖추어진 것이다.

    문제는 실적주의에 연연치 않는 청년중심의 가시적 성과이다.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찐’ 사업을 위해서는 양보다 질적 문제를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된다. 어느 칼럼리스트는 청년의 언어를 ‘즐거움’과 ‘잘함’ 그리고 ‘계속함’의 삼위일체라고 했다. 이는 곧 소통과 협력의 장인 함안 청년플랫폼 공간에서 실현될 것이다. 농촌에 이들 청년이 있는 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와 인간관계·내집 마련을 포기하고 희망과 꿈마저 져버리는‘7포 세대’얘기는 적어도 그들에게 당면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잘나가는 직장을 박차고 청년특공대에 합류한 한 청년의 말 “실패는 있어도, 똑같은 실패는 두 번 하지 않는다”는 당찬 각오 속에서 성공의 메시지와 함께 농촌의 미래와 희망이 읽혀진다.

    정원식 경남대 교수·함안군 지역공동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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