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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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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국립대 무상교육 - 김현수 (KBS창원 보도국장)

  • 기사입력 : 2021-04-26 20: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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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도(市道)마다 국립대학 1곳을 유지하고 모두 무상교육을 해야 합니다.” 지난주 방송에 출연한 경남의 한 국립대 교수의 말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초중고 무상교육, 무상급식은 들어봤어도 국립대 무상교육은 처음 듣기 때문이다. 그 교수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니 충분히 공감하게 됐다. 수도권 중심의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고, 국립대 무상교육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 교수는 여기다 전국혁신도시 공공기관의 50% 지역 인재 할당 주장까지 덧붙였다. 이 두 가지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 블랙홀 같은 ‘인 서울(In Seoul)’ 현상이 멈추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문제는 가능성이다. 경남 국회의원 등 전국 국회의원 10명이 지난해 ‘지방대 육성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하니 기다려볼 수밖에. 국가장학금 예산이 해마다 4조원인데 학령인구 감소로 남게 되는 잉여금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반가운 소리도 들린다. ‘1도 1국립대’ 체제가 전제조건이니 전국 시도마다 2~3개 이상인 국공립대 통합이 필요하다. 다행히 경남은 올해 경상대와 경남과기대가 통합해 ‘경상국립대’가 출범했다. 창원대와 진주교대 등 남은 국공립대와의 완전한 통합은 분명 난제다.

    나는 요즘 후회하는 것이 하나 더 늘었다. 현재 대학 4학년인 딸아이 둘을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보낸 것이다. 대학 입시 당시 왜 서울로 가야 하는지 서로 진지한 논의도 없이 성적에만 맞춰 무턱대고 결정했다. 두 녀석은 지난해부터 3학기째 내리 서울 한 번 가지 않고 김해에 있는 집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얼마 전 식사를 같이한 어느 교수의 푸념도 나와 다를 바 없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보태 어렵게 아이를 미국의 대학으로 보냈는데 2년째 한국 집에서 노트북으로 ‘인강’ 중이란다. 사립대학이라 학비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유수 대학의 강의도, 서울의 아카데미 명품 강의도 미국이나 서울에 직접 가지 않고 집에서 들을 수 있다. 지역의 대학들도 갈수록 개방적이다. 경상남도가 전국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는 ‘공유 대학’이 그렇다. 내 딸들은 늦었지만 손자들은 집 가까이 국립대에 무상으로 다니고 일자리도 찾아 늘 곁에 살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수 KBS창원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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