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경남시론] 독립투사 최재형 선생은 추미애를 좋아할까- 이상준(한울회계법인 대표 회계사)

  • 기사입력 : 2021-05-09 20:43:10
  •   

  • ‘어용(御用)’이라 비난받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첫째, 서울시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TBS 교통 방송 프로그램 중 ‘김어준의 뉴스 공장’이다. 출근시간대인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황금 시간에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인데,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7년 6월 17일 시작되어 4년째 접어들었다. 김어준의 노골적인 정권 편들기에 대한 비판이 들끓고 있다.

    둘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그는 2019년 12월 24일 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어느 경로로 확인했는지 지금으로선 일부러 밝히지 않겠지만 노무현재단의 주거래 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또 “제 개인 계좌, 제 처 계좌도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검찰의 재단 계좌 조사 사실만 확인했고 개인 계좌 조사 여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7월 24일 MBC 라디오 방송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는 검찰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2019년) 11월 말~12월 초순쯤이라고 본다. 그 당시 한동훈 검사가 있던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한 검사장을 구체적인 사찰 주체로 지목했다.

    그런데 지난 1월 22일 유 이사장은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저는 제기한 의혹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의혹의 불씨를 지펴오던 유 이사장이 이날 사과문을 낸 것은 수사기관이 계좌를 열람했을 경우 금융기관이 보내는 통지가 기한(1년)이 지나서도 오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의 사과문이 나온 뒤 입장을 내어 유 이사장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한 검사장은 “지난 1년간 저뿐만 아니라, 유 이사장의 거짓말을 믿은 국민들도 이미 큰 피해를 당했다”고 했고, 급기야 형사 고발과 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유 이사장이 2020년 7월 24일 ‘채널A 사건’의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는 날 아침에 MBC라디오에서 발언한 것을 거론하며 “유 이사장은 잘 몰라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저를 음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셋째, “6·25 전쟁이 민족 해방 전쟁이라는 걸 완전히 부인하기 어렵다” 등의 발언(민주당 국회의원이던 1993년)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김원웅 광복회장이다. 지난 1월 26일,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 속에 다음날 물러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광복회로부터 ‘독립운동가 최재형 상’을 직접 받았다. 장관 재임 때 친일 앞잡이 이해승의 땅 등 공시 지가 520억원(시가 3000억원) 상당의 친일재산 171필지의 국가귀속을 위해 노력한 점을 이유로 댄다. 그러나 (사)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이사장 문영숙)는 전날 “최재형 상을 후손과 본 사업회의 승인 없이 수여하는 것은 최 선생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광복회는 러시아 한인사회 독립 운동의 대부로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저격을 지원하기도 한 최재형(1860∼1920)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자 지난해 이 상을 만들었다. 같은 해 5월 고 김상현 의원, 12월에는 유인태 전 국회사무처장에 이어 추 장관이 세 번째 수상자다. 그런데 이날 열린 43개 중앙행정기관(장관급 23개·차관급 20개)에 대한 ‘2020년도 정부업무평가’ 결과,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비난 받았던 법무부가 지난해 정부 업무 평가에서 최하위인 C등급을 받았다.

    최재형 선생은 함경북도 노비 출신이라 정확한 출생 연도도 모른다. 교과서엔 한 줄도 실리지 못한 잊힌 의인이지만 한 번에 최소 수백억원을 움직인 자수성가 부호였고, 전 재산은 독립을 위해 바쳤다. 그런 최재형 선생은 ‘추-윤 갈등’ 농단의 주범에게 수여된 ‘최재형 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상준(한울회계법인 대표 회계사)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