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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안전속도’와 ‘불만속도’- 이진규(경남안전생활실천 시민연합 상임대표)

  • 기사입력 : 2021-05-17 21: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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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 차량 속도를 제한하는 ‘안전속도 5030’이 전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예전에 통과했던 구간이 막히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과속 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이른바 ‘캥거루 운전’이 기승을 부리면서 이로 인한 교통체증 및 사고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한 속도를 초과해 과속 운전을 하다가도 내비게이션에서 단속 카메라를 알리는 경고음이 들리는 순간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운전자도 있을 것이다. 도심부 시내주행 50㎞를 지키다 보면 다른 차들이 내 차 앞으로 끼어들면서 뒤처지는 건 둘째 치고 눈치 없는 운전자로 눈총을 받기도 할 것이다. 안전속도 5030을 반대하는 의견에는 도로 환경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속도 제한이 차량흐름을 방해하고 교통체증을 배가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앞선다. 캥거루 운전의 증가와 습관화로 오히려 교통사고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과태료 부과로 정부가 세수 부족을 메꾸려는 꼼수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도심 내 속도가 줄어든 대신 교통정체를 느끼지 않고 사고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신호체계 및 도로 환경과 같은 교통 인프라의 개선과 구축이 완성되어야 한다. 경찰청과 교통안전공단이 신호 연동 체계 개편을 위해 고심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도심부 신호등 체계가 기존의 시속 60㎞로 계속 존재하게 되면 안전속도가 불만속도로 인식되어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다. 교차로에서 신호가 한 번 걸리면 2~3분이 지체되므로 녹색불이 연이어 점등되도록 신호 대기 시간을 줄여 교통정체를 해소해야 한다. 연동만 잘 된다면 신호가 있는 교차로에서 차량이 정지하지 않고 계속 갈 수 있기 때문에 속도가 줄어든 만큼 신호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손해 본다는 인식을 가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작은 불편을 감수하고 안전속도를 무조건 지키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심리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안전 위주의 인식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안전규정을 준수하는 경우 확실한 시간과 비용의 이득이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면 좋다는 식의 막연한 강조보다는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이진규(경남안전생활실천 시민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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