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동서남북] 눈길 끄는 진주시 이건희미술관 유치전략- 강진태(진주본부장)

  • 기사입력 : 2021-05-20 20:20:00
  •   

  • 이건희 미술관을 둘러싼 전국 광역지자체 및 기초자치단체들의 유치전이 점입가경이다.

    경기도는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이건희 미술관)을 경기북부에 건립해달라고 정부에 공식건의했고, 오산시는 후보부지를 제시하며 유치전에 나섰다.

    이 밖에도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뛰어든 곳은 부산·대구시를 비롯한 수원시 등 10여곳이 넘는다. 도내에도 의령군이 삼성그룹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의 생가가 있다는 연고를 내세우며 일찌감치 유치를 선언했고, 진주시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유치방안까지 발표하며 미술관 유치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은 그 가치나 규모면에서 국내 어느 미술관도 따라올 수 없는 매머드급인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증한 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들이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하면서 지방의 유치전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유치전에 뛰어든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대한민국 문화 발전을 위한 고인의 유지를 살리는 운영방안이나 문화예술의 균형발전, 재원조달 같은 깊이 있는 방안없이 단순히 지연, 학연을 내세우고 있어 숟가락 얹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시기·장르별 폭이 엄청나게 넓은 고인의 기증품들을 하나의 공간에서 어떻게 아우를지 뮤지올로지에 기반한 검토는 찾아볼 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진주시가 내놓은 유치방안이 매우 현실적이어서 눈에 띈다.

    삼성그룹과의 인연은 제쳐놓더라도, 영·호남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미술관의 탈 수도권으로 문화분권,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명분은 주목된다.

    지난해 1월 기준 전국 267개 미술관 중 39%인 105개, 소장품의 43.7%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겪는 지방의 문화적 빈곤 해소를 위해서도 이건희 미술관은 지방도시 건립이 절실하다.

    특히 진주성에서 구 진주역 부지로 이전예정인 국립진주박물관의 현재 시설과 신축 박물관을 모두 활용해 이건희 미술관과 이건희 특별관으로 이원화하겠다는 차별화된 유치전략은 화룡점정이다. 여기에는 예산 방안까지 마련돼 있어 신뢰를 높이고 있다.

    지금은 이건희 미술관이 어디에 어떻게 건립될지 아무도 모른다.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들의 각종 전략과 당위성 싸움이 치열해지겠지만, 지방도시에 대규모 문화시설이 과감히 확충돼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반영되기를 바란다.

    강진태(진주본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강진태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