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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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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당신도 보이스피싱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김동규(금융감독원 경남지원장)

  • 기사입력 : 2021-05-23 20: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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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 40대 남성 A씨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것 같다며 황급히 금융감독원 경남지원을 찾아왔다. A씨는 ○○저축은행에 고금리 대출이 있었는데,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타게 해주겠다면서 A씨에게 스마트폰 앱을 설치하고 대출신청서를 작성하게 했다. 이렇게 A씨의 정보를 빼낸 사기범들은 다시 ○○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해 A씨에게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당장 기존 대출을 갚아야 한다고 겁을 줬다. 당황한 A씨는 사기범들이 시키는 대로 대출을 갚기 위해 현금을 마련하였고, 사기범들은 직접 A씨 자택으로 찾아와 A씨로부터 현금을 가져갔다. 이후 대담해진 사기범들은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대출 실행이 막혀있으니 해제가 필요하다며 재차 돈을 요구했다. 그제야 이상함을 느낀 A씨는 금융감독원 경남지원을 찾았으나, 이미 사기범들이 돈을 가지고 잠적한 상태였다.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집계한 2020년 전국 보이스피싱 피해건수와 피해금액은 각각 2만5859건, 2353억원으로 지속적인 보이스피싱 예방활동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각각 64% 및 65% 감소했다. 경남지역도 피해건수는 1537건, 피해금액은 138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71%, 68% 줄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 범죄는 독버섯처럼 끊이지 않고 그 수법이 위의 사례와 같이 날로 대담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다. 따라서 피해 예방을 위해 주요 수법을 사전에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보이스피싱 주요 수법을 살펴보면,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은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타게 해주겠다면서 기존 대출에 대한 상환자금을 송금하게 하거나, 대출을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대출진행비 등을 요구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며, 경제적 능력이 되는 40~50대 남성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사칭형 보이스피싱은 금융감독원, 경찰 등 정부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한 후 자금을 송금하라고 하거나, 가족이나 지인 등을 사칭하면서 급히 자금을 송금하도록 하는 형태가 많다. 또한, 최근에는 메신저로 가족이나 지인 등을 사칭한 후 악성 앱 등을 설치하게 해 개인정보 및 비밀번호 등을 탈취해 자금을 빼내는 메신저피싱 수법, 재난지원금이나 백신 접종을 빙자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거나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하고 정부정책을 악용하는 수법 등 사기수법이 갈수록 지능화·고도화되고 있어 금융감독원에서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보이스피싱은 한 번 피해가 발생하면 회복이 쉽지 않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누구든지 보이스피싱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하고, 피해 예방을 위해 몇 가지 주의사항을 당부드린다. 첫째, 금융감독원, 경찰 등을 사칭하며 금전을 요구하면 100% 보이스피싱이다. 둘째, 메신저·문자를 통해 금전을 요구하면 거절해야 한다. 셋째, 대출 관련 명목으로 수수료 등 금전을 요구하면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 넷째,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이나 URL 주소는 절대 클릭해서는 안 된다. 만약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면 최대한 빨리 금융감독원, 경찰 및 해당 금융회사 등에 신고하고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하며, 보이스피싱에 관한 문의나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1332)’에 문의하면 피해 예방을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동규(금융감독원 경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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