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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人生 三樂-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1-05-23 20: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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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자는 인생 삼락을 부모가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하며 위로는 하늘과 아래로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일과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일이라고 하였으며, 공자는 인생 삼락을 자연을 즐기는 일과 다른 사람의 장점을 말하는 즐거움과 친구와 제자를 가르치는 즐거움이라 하였다. 선현들이나 식자들은 인생의 즐거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스승과 제자와의 교육을 말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한평생 교육에 몸담아 오다가 퇴직한 교육자들이 1969년에 교육삼락회를 설립할 때 맹자의 인생 삼락을 근간으로 배우는 즐거움, 가르치는 즐거움, 봉사하는 즐거움을 목적으로 창립하였는데 요즘은 현대인의 인생 삼락과 혼용해서 쓰고 있다. 인생 삼락의 공통점은 가르치는 일과 좋은 친구를 사귀어 즐거운 삶을 영위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5월 15일을 스승의 날이라고, 얼마 전만 해도 등교를 안하는 학교도 있었고, 학교에서는 볼썽스러운 모습도 많이 있었는데, 다행히 요즘은 학생들에게 스승을 기리는 행사를 조용히 되찾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승을 비리의 온상처럼 취급하고 스승을 지식을 파는 파렴치범으로 여겼다. 그래도 제자와 스승은 사랑의 끈 때문에 항상 스승은 피해자가 되어 왔다. 현직에 있을 때 고충을 생각하면 퇴직 후에는 교육에 조금도 미련이 없을 텐데, 그래도 제자와 교육을 위해 퇴직교원 단체에 가입하여 제자들의 인성교육 등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교육삼락회는 전국 도·시군지부가 있는데, 예를 들면 경남의 거창지회에서는 회원의 평균 연령이 75세가 넘는데도 일선 학교에서 초청이 오면 언제든지 무보수로 초중고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봉사활동에 기부활동하는 것은 제자와 스승의 사랑의 끈과 교육자라는 사명감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학부모들은 지금 어떤 시대인데 늙은 꼰대들이 신세대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는가 하는 의아심을 갖고 빈정대는 사람도 있지만, 정작 발랄하고 총명한 학생들은 할아버지 선생님들께 내년에도 또 와달라는 초청장이 많이 오며, 올해만 해도 60여교에서 약 50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달라는 초청장이 쇄도하고 있다.75세가 넘는 강사님들도 40년 이상의 교육경력이 있지만, 강의 준비와 자료 연구를 하다 보면 잡생각과 아픈 곳도 없어지고, 강의할 날이 손꼽아 기다려지고 걱정이 된다는 열정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퇴직교원들은 40년 이상 갈고 닦은 경험과 지식을 후세를 위해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봉사하겠다는 신념으로 단체에 가입한 회원이, 경남에만 500여명이 학생들을 위해 인성기부 및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80세 이상 회원만 100명이 넘는다. 퇴직교원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온갖 궂은일에 어느 누구보다 앞장서 온 것을 자부하고 있다. 이번 스승의날에는 퇴직할 때 받은 쓸모없는 훈장 하나에 만족하며, 세월의 뒤안길에서 외로움을 먹고 말없이 살아가는 스승님들에게 부담이 되는 물질적인 선물보다 마음의 위로가 되는 안부와 추억을 되새겨 전화라도 한 통화 친절히 해드리는 여유를 가져, 진정한 人生 三樂의 보람을 되찾아 보자.

    허만복 (전 경남교육삼락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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