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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동 ‘왕의녹차’ vs 왕도김해 ‘장군차’- 김차영(김해시 문화예술과장)

  • 기사입력 : 2021-05-24 19: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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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자주 쓰는 말들 중 차(茶)와 관련해서는 일상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신다는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라는 말이 있고, 옛날 혼담이 성립되면 차 씨앗 한 봉지를 양가에서 주고받는 봉차(封茶)라는 풍습도 있었는 것처럼 차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우리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알 수 있다.

    김해는 차와 인연이 깊다. 임진왜란 때 김해의 향교에서 수탈해간 제기들 중 하나가 일본 국보인 이도다완이라는 말도 있고, 장군차의 유래가 김해 백월산 죽로차를 고려시대 충렬왕이 장군수(將軍樹)라 칭하면서 비롯됐다는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도 있다. 특히, 장군차는 하동 야생차(중국 소엽종)와 그 개량종인 보성차(야부끼다)와는 달리 중국 보이차처럼 남방계열로서 대엽종(大葉種)이라는 것은 허황옥이 인도에서 시집올 때 봉차로 가져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장군차는 올해 한국슬로시티본부로부터 슬로시티 지역특산품 공동브랜드 상표 사용권을 획득해 슬로시티 지역 가치를 담은 ‘슬로푸드’로 인증을 받았다. 2009년 최참판댁, 평사리 부부소나무로 유명한 하동 악양면이 차 생산지로는 세계 최초로 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가 2019년 하동군 전역이 슬로시티로 공식 인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김해와 하동은 차뿐만 아니라 ‘슬로시티’라는 공통점을 갖게 됐다.

    김해는 차 문화에는 빠질 수 없는 도자예술이 있다. 분청도자 분야에 100여 명의 작가들이 활동 중이며 각종 수공예 명품 차 도구를 만들어내는 공예작가들의 활발한 작품 활동 속에 경남공예품 경진대회에 21년 연속 ‘최우수기관’ 자리를 고수하고 있을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김해의 공예작가들의 우수한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내년 5월 5일부터 24일까지 우리나라 차 문화의 본고장 하동군에서 ‘자연의 향기, 건강한 미래, 차’라는 주제로 세계차엑스포가 열릴 예정이다. 차에 관한 하동의 명성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고 경남 지역 지자체간의 협력과 상생의 무대로 펼쳐질 세계차엑스포는 ‘왕의녹차’ 생산지인 하동에 가장 어울리는 행사일 것이다.

    하동 칠불사는 2000년전 가락국 시조 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외숙인 범승(梵僧) 장유보옥화상을 따라가 동시에 성불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절이라 하며, 허황옥이 칠불사로 일곱 왕자들과 함께 보낸 봉차(씨앗)가 하동 야생차의 유래는 아닐까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경남에서는 하동 외에 유일하게 차의 향기가 남아있는 도시가 김해라 할 수 있다. 주향백리(酒香百里) 차향천리(茶香千里) 인향만리(人茶萬里)라는 말처럼 차로 이어진 하동과 김해의 특별한 인연으로 2022하동세계차문화엑스포가 성공적인 축제의 무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차영(김해시 문화예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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