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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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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생자치조례, 인성교육이 먼저다- 김상권(학교바로세우기 운동본부 상임대표)

  • 기사입력 : 2021-05-25 20: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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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 ‘스승의 날’을 맞았지만, 황당한 상황에 시름하는 교사들은 씁쓸하기만 하다. 교사 얼굴 표정이 아이들 채팅방에 이모티콘 놀잇감이 되기도 하고, 원격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작품을 그려 올리라’ 하자 남자 성기 그림을 그려 올린 학생도 있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계속되자 사이버 교권침해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 요즘 학교현장의 또 다른 고민이다. 언론기사 내용이다. 경남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상대로 성적수치심을 갖게 하는 행동은 말 할 것도 없고, 교문에서 등교지도를 하는 선생님을 폭행하여 선생님이 입원하는 일도 일어났다.

    옆 반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의 지도에 반항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대신 훈육하는 과정에서 체벌교사로 몰려 징계를 당하고 억울해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학생의 과도한 화장과 복장을 지도하는 과정에 성 비위 관련자가 되어 곤욕을 치르는 선생님도, 관리책임으로 고생한 교장선생님도 있었다. 이런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 외부단체가 개입하여 큰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봐 왔다.

    어떤 외부 단체는 학생들과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일부 학생들의 일이지만 요즘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이들의 일탈행동은 심상치가 않다. 그럼에도 선생님들은 이런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불만이다. 학교현장이 이러함에도 이번에 도의회에서 학생들의 자율과 참여를 명분으로 학생들의 권리를 과도하게 보장하는 학생자치조례를 제정한다고 한다. 어떤 의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요즘 학부모를 만나보면 교육자이기를 포기하는 일부 교사들 때문에 학교현장이 더 어렵게 되었다고 한탄하는 목소리도 많이 들린다. 무노동 무임금 대상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버젓이 방학 중에 임금을 챙긴다고 분노하는 학부모도 있다. 학교에는 이렇게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과 교육자로서 존경받기 어려운 선생님도 있다.

    그들은 전체 학생과 교사의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미꾸라지 한마리가 연못 전체를 흐리듯이 이들이 학교에 주는 피해는 막심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몇해전 어느 교육감이 자신이 자랑하는 혁신학교에서 일주일가량 현장체험을 했는데, 수업 중에 잠자는 학생들을 보고 ‘교육감이 함께 한 교실이 왜 이러냐?’고 토로했다는 말을 들었다. 선생님들의 학생지도 한계를 분명히 보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기들의 정책은 바꾸지 않는다.

    학교 교육에서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 체계적인 인성교육이다. 인성교육의 출발점은 가정이고, 핵심은 책임과 의무, 그리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학교장을 중심으로 교직원, 학부모, 학교운영위원회 등 교육공동체에 학교를 맡겨 주어야 한다. 필자는 학교단위 자치를 주장하는 사람이다. 도의회에서 교육과 관련된 중요한 정책을 결정 할 때에는 단 며칠이라도 학교현장을 체험해 볼 것을 주문한다.

    김상권(학교바로세우기 운동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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