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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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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배달 라이더들 “더 나은 노동환경 위해 함께 달려요”

[초점] 배달 라이더 사회적협동조합 출범

  • 기사입력 : 2021-05-25 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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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년에 열세 번도 더 병원에 가는데 보험이 너무 비싸 제대로 들기 어렵죠. 사회적협동조합 창립으로 개선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전국 최초로 배달 라이더, 배달대행 사업자, 소상공인, 소비자 등 관련 주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상생형 배달라이더 사회적협동조합이 탄생했다.

    경남 배달 라이더 사회적협동조합(배달라이더사협)은 25일 오후 2시 30분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6층 유니콘 홀에서 발기인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었다.

    라이더·사업자·소상공인·소비자 등
    관련 주체 모두 참여한 전국 첫 사례
    64명으로 출발 연말까지 300명 목표

    보험요율 조정, 공제·소액대출 추진
    배달업 애로 해결·정책제안 등 준비
    취약계층 지원하고 골목상권 협력도

    25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제창조혁신센터에서 열린 경남 배달 라이더 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25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제창조혁신센터에서 열린 경남 배달 라이더 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배달라이더사협은 코로나19로 배달 대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나 배달 노동 환경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배달 라이더 노동자들의 권리와 권익을 보호하고, 배달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사업자들의 협력·상생으로 배달업에서 생산한 가치가 지역에 머무르는 지역순환 경제 실현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와 함께 창립을 준비해왔다. 경남 배달산업의 애로사항과 정책 제안 등 조합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창구 역할을 할 협동조합은 올해 말까지 조합원을 3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날 이사장으로 선출된 박종태 대표(하나로 배달연합 사무총장)는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대외적으로 알리며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라이더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협동조합은 책임보험을 포함한 종합보험의 경우 라이더 1명당 연간 1600만원에 이르는 등 유상운송용(배달대행용) 오토바이 보험료가 매우 비싸 조합원들의 안전과 비용 절감을 위해 장기적으로 오토바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한다.

    또한 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와 협력해 조합원들 오토바이에 GPS를 부착, 운행기록 조사와 통계를 통해 보험요율을 낮출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다. 더욱이 배달 중 다쳤을 경우 치료비 마련이 어려운 라이더들을 위한 공제사업, 소액대출도 우선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스스로 라이더이자 배달대행 사업자이기도 한 서호성(45)씨는 “건물 지하주차장만 해도 거의 얼음판 위를 가는 것이나 다름없어 매일 목숨을 내놓고 일하고 있는데 보험료는 최근 많게는 10배 가량 오른 상황이다”며 “관련 주체들이 함께 모인 만큼 노동환경 개선과 복지 증진 방안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반 협동조합에 공익적 가치 실현을 더한 배달 라이더 사회적협동조합은 라이더나 배달대행 사업자들의 이익뿐 아니라 지역을 위해서도 힘을 모은다. 골목을 누비며 배달하는 이점을 이용해 도내 독거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배달사업을 계획 중이다. 또한 경남지역의 독자적 배달주문앱과 협력함으로써 가입한 상점들이 기존 유명 주문앱보다 저렴한 수수료로 배달주문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가 진행한 사회적경제 연계 전통시장 활성화사업에서 창원 반송시장 내 여러 상점의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배달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경남의 전통시장·골목상권과 협력해 ‘장바구니 배달’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오토바이가 매연을 많이 발생시키는 만큼 전기 오토바이를 보급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장재혁 경남도 사회적경제추진단장은 “특별고용노동자인 라이더들은 아직 법령이 뒷받침되지 못해 생업 현장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연대 협력하는 단체인 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남도가 배달 라이더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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