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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3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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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열악한 학교 급식소 환경, 조속히 개선하라

  • 기사입력 : 2021-05-27 20: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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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급식소 환경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수 년 전부터 터져 나오고 있지만 달라진 게 없는 모양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가 27일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실 노동자 특수건강진단실시와 조리환경의 근본적 개선을 촉구한 것은 현재 근무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 지를 웅변한 것이라 할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이 같은 문제가 비단 우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범 지역적 현상임을 말해준다.

    지난 1981년 아동·학생들의 영양 공급과 식생활 방식 개선을 위해 학교 급식이 도입된 이래 현재는 유치원·초·중·고교 등 모든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40년의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급식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은 거의 변하지 않았고, 그로 인한 여러 문제점은 그대로 누적되고 있음을 이번 기자회견은 확인시켜 주었다. 이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그다지 많은 게 아니다. 그저 다치지 않고, 질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오염되지 않은 근무 환경에서 일하게 해 달라는 요구다. 배식 시간에 쫓겨 급하게 움직이다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져 다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을 해 달라는 것이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옮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관절 부상 등을 예방하기 위해 특수 건강 진단을 해 달라는 것은 조금만 귀를 기울였다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일이다.

    이들은 산재 발생 시 산재 신청을 제대로 할 수 없고, 대체 인력이 제때 투입되지 않아 병가조차 눈치가 보여 내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특히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과 발암 물질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위험한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는 게 현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일이다.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 변하지 않는 것은 근무 환경에 민감한 민간 회사와 달리 아직도 구태의연한 접근 방식으로 이런 문제를 바라보는 공공 기관의 소극적 태도 때문이라고 본다. 교육청은 급식 노동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 부당한 근무 여건도 시정 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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