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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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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획] 창립 25주년 맞은 경남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 희망의 빛, 지역경제 밝히는 빛

  • 기사입력 : 2021-06-03 21: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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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3월 즈음 코로나19로 수출경기가 너무 안좋을 때였어요. 자금 융통이 한시가 급했는데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경남신용보증재단를 알게 됐습니다. 바로 상담을 신청했고 보증을 통해 빠른 시일 내 대출을 받아 큰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창원 대산면에 있는 삼화수출포장을 운영하는 최영우(49)씨의 이야기다. 그는 당시의 대출금으로 임대료, 인건비, 원자재값 등을 충당해 회사 운영에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자금난은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경영 중 마주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시중은행은 담보나 높은 신용등급이 보장되지 않으면 대출을 해주지 않고 수백, 수천만원의 돈을 지인에게 빌리기는 어렵다. 신용보증재단은 이때 의지할 수 있는 곳이다. 지역 소기업, 소상공인의 채무를 보증해 금융기관에서 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역할이다. 경남신용보증재단(이하 경남신보)은 올해로 25년째 경남지역 소기업, 소상공인의 동반자 역할을 맡고 있다.

    1996년 경남신용보증조합서 출발
    매미·세월호·메르스 등 위기 때마다
    지역 소기업·소상공인 특례보증 위기 지원

    지난해 코로나로 보증 건수·금액 ‘역대 최대’
    소상공인 ‘창업~폐업 종합솔루션’ 지원도
    “소상공인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 목표”


    창원컨벤션센터 내에 위치한 경남신용보증재단.

    ◇설립 25주년 맞은 경남신보

    경남신보는 1996년 6월 ‘경남신용보증조합’에서 출발했다. 중앙보증기관과 별도로 지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 전용 신용보증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된 데 따른 것으로, 지역 신용보증기관으로는 1996년 3월 만들어진 경기도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설립됐다. 이는 대구(1996년 11월), 부산(1997년 6월)보다도 빠른 것으로 영남권 지역신보 중에서는 가장 역사가 길다.

    경남신보는 1999년 ‘지역신용보증재단법’이 제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소기업·소상공인 전담 기관으로 위치를 확립하게 된다. 2000년 법이 발효되면서 ‘경남신용보증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사단법인에서 공익법인으로 전환했다. 법적 기관의 지위를 획득함에 따라 정부와 경남도의 출연금을 지원 받으며 재정건전성을 확립했다.

    도내 보증수요 증가에 따라 2004년 진주에 첫 지점을 개설했고 2005년 본점 사무실을 현재의 창원컨벤션센터로 이전했다. 양산(2006년), 마산(2008년), 거제(2009년), 김해(2010년), 사천(2011년), 통영(2011년), 거창(2015년), 창녕(2016년), 진해(2018년), 밀양지점(2019년)을 개설했고 올해 5월 함안지점을 개설해 6월 현재 2본부 4부 13개 지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기마다 중기·소상공인의 버팀목으로

    경남신보는 설립 이래 국내 큰 사회·경제적 위기 때마다 지역 경제 일선에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특례보증을 지원해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는 경남 전역를 초토화시켰다. 집계된 총 재산피해액은 4조2000여억원인데 경남지역 피해액만 2조원이 넘었다. 경남신보는 수해 소상공인을 위해 ‘매미 피해 기업특례보증’을 시행해 256개 업체에 52억원을 지원했다.


    사진으로 보는 경남신용보증재단 25년 역사./경남신용보증재단/

    도내 대기업 산하 협력업체 지원에도 적극 나섰다. 2009년 쌍용자동차 법정관리 때 창원, 함안, 양산 등 협력업체를 위해 ‘쌍용자동차 협력업체 특별보증’을 시행해 5개 업체에 1억5500만원을, 2013년 경남 대표 조선기업 STX조선해양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1, 2, 3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STX조선해양 협력업체 특례보증’을 시행해 14개 업체에 4억9300만원을 지원했다.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때는 각종 여행 취소와 극도의 소비 위축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 관광·요식업계를 위해 관광지역, 특별재난지역을 포함, 도내 전역 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특례보증을 시행해 3개월간 2869건, 604억원을 지원했다.

    세월호의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2015년 메르스 사태가 터졌고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자영업자들이 고충을 겪었다. 재단은 메르스 특례보증인 ‘소상공인 경영안정화 특례보증’으로 3개월간 3277건, 717억원을 지원했다.

    더불어 보다 다양하고 세분화된 계층에 맞춘 특례보증도 시행했다.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대표 상품 ‘햇살론’을 비롯해 개인택시 사업자, 포장마차나 노점상 같은 무점포·무등록 상인, 나들가게(동네 소점포), 장애인과 사회적 기업, 청년창업자와 시니어창업자 전용 상품을 운영했다. 올해 3월에는 설립 이래 최초로 보증 제외 업종인 무도·유흥업종에도 한시적 특례보증을 시행했으며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예비창업자를 위한 사전보증도 시행해 보증대상을 더욱 확대했다.

    이 같은 노력은 금융소외계층이 고금리의 사채가 아닌 제도권 금융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금융복지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으로 보는 경남신용보증재단 25년 역사./경남신용보증재단/

    ◇코로나19에 대응한 전방위적 지원

    지난해 전례 없는 감염병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합금지조치가 발령되자 경제는 급격히 추락했다. 소기업·소상공인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리면서 대출 보증 수요가 폭증했다.

    경남신보의 지난해 신규보증건수는 4월 1만7388건, 5월 1만8354건, 6월 576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38%, 605%, 274% 증가했다. 지난해 경남신보의 총 신규보증건수는 5만9192건, 신규보증금액은 1조2500억원으로 모두 전년 대비 2배를 넘기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도내 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얼마나 절실했는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경남신보는 폭증하는 보증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노사합의로 근무시간을 주52시간에서 주60시간으로 변경했다. 신청이 많은 5개 지점(창원, 마산, 김해, 진주, 양산)의 경우 상담시간을 2시간씩 연장했고 본점 인력을 최소화해 지점 현장지원에 나섰다.

    권창우 경남신보 경영기획팀 차장은 “지난해 3월부터 각 지점에 보증 상담하려는 소상공인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지점에 지자체나 금융기관에서 파견된 인력을 포함해 39사단 등 군인들까지 업무지원을 와야 할 정도였다. 상반기에만 74명의 파견인력이 근무했다”며 “보증심사 인원도 대폭 늘렸다. 40여명으로 구성된 3개의 TF팀을 구성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경남신보는 단기간에 보증공급액이 급증하자 운용 안정성 확보를 위해 각 지자체에 출연금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해 출연 실적은 총 502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또한 최대한 많은 보증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 서류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인터넷 예약 시스템을 개편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특례보증’은 영남권 신보 중 가장 많은 실적을, ‘코로나19 긴급 유동성 지원 특례보증’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공급을 기록했다.


    사진으로 보는 경남신용보증재단 25년 역사./경남신용보증재단/

    ◇창업부터 폐업까지, 소상공인 종합솔루션 제공

    경남신보는 2018년부터 보증업무와 더불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창업 준비부터 폐업과 재창업까지 생애주기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지역신보 중 소상공인 생애주기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경남신보가 유일하다.

    창업 단계에는 ‘소상공인 창업성공사다리 사업’과 올해 유치한 ‘신사업 창업 사관학교’로 예비 창업자 대상 교육과 창업 체험 등을, 창업 후에는 각종 보증지원과 세무·마케팅·브랜드 구축·온라인 플랫폼 입점 등 경영상의 컨설팅을 지원한다. 폐업 단계에는 원활한 사업 정리를 위한 폐업 컨설팅과 함께 재기나 회생을 위한 재도전 특례보증을 연계 지원한다. 컨설팅에는 변호사, 세무사 등 경남신보와 협력 관계에 있는 각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한다.

    이 같은 유기적인 지원을 통해 소기업·소상공인이 살아나면 경남 전체 지역경제도 활성화된다는 것이 경남신보의 설명이다.

    구철회 이사장은 “우리 재단은 공익적인 기관으로 일반 금융기관이 대출을 해주고 이자수익을 올리는 것과는 방향이 다르다. 즉 보증업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소상공인들의 사업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역할이다”며 “재단이 표방하는 것이 ‘기업·소상공인 종합 솔루션 기관’이다. 모든 과정에 컨설팅을 지원해 보증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고 있다. 향후 더 많은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갖춰 전 과정에서 원스톱 지원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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