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08월 02일 (월)
전체메뉴

[촉석루] 성장 주문- 안순자(수필가)

  • 기사입력 : 2021-06-06 20:17:42
  •   

  • “뻐꾸기의 삶은 살인에서 시작된다”는 대사는 충격적이다. 인간 삶의 형태를 은유한 것이기 때문이다. 남의 둥지에서 알을 낳고, 부화할 때는 다른 새의 알을 둥지에서 밀어내야 제 새끼가 살아남는다. 마찬가지로 이 대학에 입학한 너희들 200명은 40만명의 지원자를 떨어뜨리고 이 자리에 있으니 뻐꾸기와 다를 것 없다는 것이다. 인도 영화 〈세 얼간이〉에서 인도 최고의 명문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에게 매해 똑같이 주입시키는 교수의 말이다.

    출세지향주의 사회에서, 자식은 태어나자마자 부모가 원하는 삶이 정해져 있어 거기에 맞춰 온 가족이 희생한다. 가족은 더위에 잠 못 이뤄 뒤척여도 공부하는 자식의 방에는 에어컨을 달아주며 심리적 부담감을 안긴다. 스스로 개척하는 삶이 아닌 부모가, 아니 제도권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만 하면 미래가 그런대로 보장되는 삶이 된다.

    교과서에 있는 정의를 달달 외워 시험 성적을 올려 인정받고 취업해 높은 연봉으로 큰 집, 좋은 차를 부리고 살면 성공한 삶이라 생각한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더 윤택한 생활을 위해 가속 페달을 계속 밟으며 긴장해야 하는 삶이 행복이라면 행복의 한계점은 어디까지이며 과연 끝이 있을까.

    수입은 적지만 본인이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사람에게 세속적인 잣대를 들이밀며 불투명한 미래를 불안하게 여기는 것이 일반적 생각이다. 그러나 타인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가 되지 말고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사는 ‘사람’이 되라고 주인공 ‘란초’는 친구를 설득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주장한다. 자신의 의지대로 종횡무진 관습에 도전하는 란초 같은 사람은 눈 안의 가시처럼 성가신 존재로 규정된다. 란초는 그런 시선에 굴하지 않는다. 용기와 자신감이야말로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 살아가는 길이며 행복이라고 친구들을 북돋우고 성장하는 삶을 살게 한다. 두려움을 벗어버려라. “All is well.(다 잘될거야.)”, 스스로 힘을 불어넣는 주문을 왼다.

    십여 년 전 인도의 당시 세태를 풍자한 영화이지만 지금 우리에게도 큰 울림이 있는 메시지를 던지며 생각하게 한다.

    안순자(수필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