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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타이레놀- 조고운(광역자치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1-06-06 20: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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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레놀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에 타이레놀과 같은 약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라고 권고한 정부의 발표 덕분(?)이다.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사재기와 품귀 현상으로 이어졌다. 같은 성분의 다른 약을 먹어도 된다는 정부의 후속 발표도 별 효과가 없었다. 오늘도 타이레놀 유목민들이 여전히 약국을 떠돌고 있고, 약사들 사이에서는 ‘타이레놀 없무새’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나온다.

    ▼1년 전에도 세계적인 타이레놀 품귀 사태가 일었다. 2020년 2월, WHO는 코로나19 감염 시 이부프로펜 성분 소염진통제를 사용하면 증상 악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복용을 권고했다. 당시 미국에서 타이레놀이 매진됐고, 국내에서도 구매가 제한되기도 했다. WHO는 이틀 만에 권고를 철회했지만 여파는 한동안 이어졌다.

    ▼1994년 한국얀센을 통해 수입된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의 대표적인 해열 진통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1955년 맥닐 연구소가 개발한 성분으로, 당시 시장을 선점했던 ‘이부프로펜’ 성분의 아스피린에 맞서 어린이에게도 안전한 진통제로 인기를 얻었다. 소염작용이 없어 위장 부담이 적고, 고혈압과 심혈관계의 만성질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다.

    ▼정부와 약사회는 중요한 건 타이레놀이 아니라 아세트아미노펜이라고 설명한다. 식약처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계열의 의약품 70여 개를 공개했고, 약국 곳곳에 홍보 포스터가 붙었다. 그럼에도 약국에서 타이레놀이 아닌 약을 받아 들고 나서는 발걸음은 쉬이 가벼워지진 않는다. 여전히 백신 후유증은 불안하고, 약 명칭은 생소하기 때문이다. 불안한 상황 속 낯선 것에 경계하는 마음은 인간의 본능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건 타이레놀 대체 품목 명단이 아니라 정부의 신뢰 있는 태도와 명확한 정보 전달이 아닐까.

    조고운(광역자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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