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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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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 발언, 지역 여론과 온도차”

도의회, 도정질문 답변 비판
이건희 미술관 부울경 건립 적절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미온

  • 기사입력 : 2021-06-07 2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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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주요현안에 대한 경남도의 입장을 묻는 도정질문에서 김경수 경남지사가 내놓은 답변들이 ‘지역사회 여론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발언들은 지난 1~3일 이어진 제386회 경남도의회 정례회 1~3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나왔다.

    지난 2일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 나선 김경영(민주당·비례) 의원은 “3년 전부터 창원시가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를 추진해오고 있고 도의회도 대정부 건의안을 제출했는데, 경남도는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건희 컬렉션 유치를 위해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물었고, 박옥순(국민의힘·창원8) 의원도 “도내에서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창원, 진주, 의령이 나섰지만 경남도 차원에서는 이렇다 할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경남도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비수도권 지역에 미술관이 건립된다면 남부권, 남부권 중에서도 부울경 지역에 설치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답해 이달 중순 발표 예정인 정부의 방침을 기다려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같은 지사의 발언 기저에는 ‘수도권에 건립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깔려있는데다, 비수도권 중에서 경남이 아닌 부울경이라고 대답한 것에 대해 도의회 안팎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남도의회 2차 본회의에서 김경수 지사가 도정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경남도의회/
    경남도의회 2차 본회의에서 김경수 지사가 도정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경남도의회/

    지난달 황희 장관의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건립 가능성 발언’이 나온 뒤 창원·의령·진주를 비롯해 남중권 지자체들이 일제히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고, 도의회가 ‘이건희 미술관 경남 설립 촉구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하는 등 지역사회의 요구와 김 지사의 발언은 현격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열린 문화복지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박삼동(국민의힘·창원10) 의원은 “이건희 미술관 관련 지사의 답변이 뜬구름 잡는 듯 명쾌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5분자유발언 등을 통해 경남 유치에 힘을 싣도록 지사에게 강하게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도의회 소속 한 의원은 “부울경에 와야하고, 특히 경남에 와야 한다고 대답하는 것이 도지사로서 적절한 답변 아닌가”라며 “부울경 메가시티를 염두에 둔 모양인데, 이러한 대답은 메가시티 구축 후에 나올 수 있는 답변이지 경남지사로서 할 답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마산해양신도시는 창원시의 사업이기에 창원시가 주도적으로 유치전을 펼치고, 도는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답변해 경남도가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지사의 ‘다소 유보적인 입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질문 답변에서도 드러났다.

    3일 열린 제3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송오성(민주당·거제2) 의원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이 발표된 지 2년 4개월이 지났다. 이것이 지역 불안을 만들어 내고 수주 활동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민과 경남도민들이 고용안전, 협력사 거래처 확보에 대해 안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지사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후 “다만 대우조선 노사와 지역사회, 협력업체 기자재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회사를 끝까지 가지고 있으라고 해도 그게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해 경남도가 중간자의 역할을 하겠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거제시민 10만명이 반대서명을 벌이고, 거제시와 거제시의회도 반대 입장을 보이는 것과는 온도차가 있는 답변이다.

    이에 반해 부울경 메가시티 관련 질문에는 전례 없이 예민한 반응을 보여 주의를 끌었다.

    2일 2차 본회의에서 예상원(국민의힘·밀양2) 의원이 지난 2월 부산에서 치러진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회 관련 질문을 시작하자 김 지사가 “이런 질문은 꼬투리 잡기다”는 발언을 했고, 예 의원이 “내가 어떤 질문을 할 줄 알고 꼬투리 잡는다고 예단하느냐”며 두 사람 간 설전이 벌어졌다. 이날 김 지사는 예 의원에게 “정 그렇게 궁금하면 부산시의회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 있지 않느냐. 거기에 따져보라”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지사의 이러한 ‘지역사회 분위기와 동떨어진 답변’에 대해 ‘대권 도전’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도의회 소속 한 의원은 “지사의 답변은 맥락이 비슷하다. 낙동강 물을 부산에 공급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지사는 경남 중심이 아닌, 원론적인 답변을 해왔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김 지사가 일종의 자신의 브랜드로 삼고 있는 의제이므로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본다”며 “결국 지사의 대선 프레임 아닌가. 드루킹 문제가 정리되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범 지역적인 모호한 발언들이라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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