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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 02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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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기업상속세- 김명용(창원대 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6-15 20: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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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의 상속세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내야 하는 상속세가 12조5000억원에 이르러, 전체 유산 26조1000억원의 50% 수준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국가 전체 상속·증여세 1년 세입예산보다 많다. 이를 계기로 기업승계가 기업의 계속성, 더 나아가 국가 경제의 지속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상속세제의 개편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상속세는 소득세제에 대한 보완세로서 세수 확보와 아울러 실질적 평등의 원칙을 실현해 부의 대물림을 막아 불평등을 완화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최근 세계적인 흐름은 상속세의 과세 실적과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을 가지면서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대체하고 있다. OECD 38개국 중 30개국은 직계비속 기업승계 시 상속세 부담이 없거나(17개국), 상속세율 인하 또는 상속세 납부시 큰 폭의 공제 혜택(13개국)을 주고 있다.

    상속세가 논란이 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 때문이다. 첫째, 소득세의 과세 공백이 거의 사라진 상태에서 상속세를 강하게 적용하면 이중과세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캐나다나 호주, 스웨덴 등은 상속세를 폐지한 뒤 상속재산을 다시 처분할 때 그 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자본이득 과세방식을 채택했다. 둘째, 기업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율의 상속·증여세 때문에 가업승계를 엄두도 못 내거나 회사를 매각하려는 중소·중견 기업이 늘고 있다. 과도한 상속세 부담 때문에 창업주들이 승계 대신 매각을 하는 바람에 우수 장수기업이 사라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농우바이오와 락앤락, 유니더스와 같은 기업은 실제 승계가 어려워지자 회사를 매각했다. 셋째, 높은 상속세는 기업의 폐업 등으로 이어져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낳기도 하고, 경제 규모 및 기술경쟁력의 축소로 이어진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상속세에 대해 재고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상속세로 인해 기업이 위축되거나 몰락하면 결국 노동자와 국가 전체의 불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흐름에 맞춰 부의 대물림을 막는 기능과 기업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실정에 맞는 상속세제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김명용(창원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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