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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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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 ‘프로수사관’ (5) 안보수사과 김경남(가명) 경위

신분 숨긴 채 음지에서 16년간 ‘안보수사’ 역량 발휘
‘디도스’ 연계된 국내 조직 일망타진
전략물자 밀반출 사범 검거에 기여

  • 기사입력 : 2021-06-17 21: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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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수사관은 공기와 같은 존재라고 도민들께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평소 눈에 보이지 않아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지만 국가안보와 도민들의 안전을 위해선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익과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음지에서 수사관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경찰이 있다. 최근 경남경찰청에서 만난 안보수사과 김경남(가명) 경위도 그중 한 명이다. 자신이 가진 수사 역량을 자신 있게 드러낸 다른 프로수사관과 달리 그는 신분이 노출되면 안보수사에도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기에 익명으로 기자 앞에 섰다.

    김경남(가명) 경위가 경남경찰의 안보 수사 역량을 설명하고 있다./경남경찰청/
    김경남(가명) 경위가 경남경찰의 안보 수사 역량을 설명하고 있다./경남경찰청/

    자신의 신분을 숨길 수밖에 없는 처지이지만 그의 말대로 그는 경남경찰뿐 아니라 경찰 전체 조직에서도 공기처럼 없어선 안 될 존재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999년 경찰에 입문한 뒤로 2004년부터 현재까지 16년 넘게 경남경찰청 보안수사1대, 첨단안보수사계 등에서 안보수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안보수사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김 경위는 북한 대남공작기관에서 제작한 악성프로그램에 감염된 PC가 국내 전산망에 대한 ‘디도스’ 공격에 활용될 수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와 연계된 악성프로그램을 유포한 국내 2개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또 다양한 형태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을 다수 검거하면서 경남 최초로 청룡봉사상 ‘충’상을 수상해 1계급 특진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특히, 장갑차 핵심부품 등 전략물자를 해외로 밀반출한 전략물자 불법수출사범을 검거하는 등 ‘신 안보수사 분야’ 개척에 기여한 전국 최고의 안보 전문수사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안보 사건의 경우 일반 형사사건보다 높은 수준의 밀행성과 수사기법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들이다”고 설명했다.

    안보수사 전문가인 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낀 입법도 있다.

    그는 “수년 전 A국 교포가 국내로 들어와 대북정보를 불법 수집해 A국 정보기관에 돈을 받고 넘기는 일이 있었지만, A국이 적국이 아니어서 현행 간첩법와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수사·처벌할 수가 없었다”며 “이제는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그 누구라도 수사해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 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이 생긴 데 더해 경찰이 3년 유예를 거쳐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도 넘겨받기로 하면서 최근 경찰 안보수사 분야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현장에서 김 경위는 “1차 수사종결권을 갖고, 대공수사권도 이관되면 ‘경찰이 과연 잘할 수 있을까’ 불안감을 느끼고 계신 도민들도 분명 계실 것으로 알고 있다”며 “3년의 유예기간 동안 잘 준비하는 한편 수많은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쳐 쌓은 노하우를 후배 수사관들에게 잘 전수해 경남경찰이 안보 사건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견줘도 뒤떨어지지 않는 안보 역량을 갖추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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